임성규 교통안전공단 중부지역본부 차장

 

운전을 하다 보면 우리는 종종 도로에서 야생동물이나 애완동물이 자동차사고로 죽은 모습을 보았거나, 갑자기 야생동물이 나타나 당황한 경험을 해 본 운전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야생동물이나 애완동물이 자동차사고로 목숨을 잃는 현상을 로드킬(Road kill)이라고 한다. 로드킬 사고로 목숨을 잃는 동물의 종류를 보면 노루, 고라니, 멧돼지, 너구리, 다람쥐, 뱀 등 야생동물에서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이러한 야생동물에 의한 사고가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운전자들이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 2012년 7월 9일 새벽 경남 진주에서 합천 방면 33번국도를 운행하던 대형 탱크로리 화물차가 갑자기 도로에 뛰어든 노루를 피하려고 핸들을 급조작하다 중심을 잃고 도로의 1, 2차선을 가로질러 전도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험한 로드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은 야생동물의 습성에 관해서 알아둘 필요가 있고 특히 한적한 산악지형 야간 운행 시에는 야생동물의 돌발적인 출현에 대비하며 운전해야 한다.

야생동물의 가장 활동이 빈번한 시간대는 밤 11시부터 새벽 3시사이로 이 시간대가 야생동물들의 이동이 가장 빈번하며, 추운 겨울철보다는 따뜻한 봄철에 야생동물의 번식기로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므로 다른 계절에 비해 로드킬이 더욱 더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알아두고, 만약 내가 운전을 하는 중에 멀리서 다가오는 동물을 발견했다면 속도를 줄이고 전조등을 꺼야 한다.

동물들은 밝은 자동차 불빛이 비추면 5~7초 정도 눈앞이 전혀 보이지 않아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고 본능적으로 불빛이 비추는 밝은 방향으로 뛰게 된다. 이런 습성으로 사람들은 야생동물이 불빛을 보면 달려든다고 생각하나 그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야생동물이 나타나면 전조등을 끄고 잠시 기다리면 야생동물이 주변환경에 적응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게된다. 그러나 만약 전조등을 껐는데도 차량쪽으로 다가오면 경음기를 울려서 더 이상 다가오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 다음으로 갑자기 야생동물이 뛰쳐나와 미쳐 다른 조치를 할 시간이 없이 동물과 충돌하게 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차량은 정지시키되 핸들을 급조작해서는 안된다. 물론 멧돼지 같은 큰 동물과 부딪치면 차량이 파손되고 자칫 차내에서 사람이 다칠 수도 있겠지만 좁은 산길에서의 급핸들 조작은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핸들은 그대로 유지해야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이처럼 야생동물이나 사람에게나 모두 위험한 로드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도로운행 중 야생동물보호구역 안내표지판이 세워진 구간에서는 언제든지 야생동물이 출현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감속운행해야 한다. 동물의 출현이 잦은 지역은 터널의 들어가고 나오는 지점과 도로의 절개지면이 있는 곳인데, 이는 동물들은 자신이 다니던 길이 변해도 그 부분이 위험한 줄을 인지하지 못하고 본능에 따라 이동하므로 이러한 지점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약 어쩔 수 없이 로드킬사고를 발생시켰다면 뒤에 운행하는 차량이 사고를 내지 않도록 사체는 도로밖으로 옮기거나 그것이 어려우면 사고지점을 정확히 알려주고 관계기관에 신고를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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