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과잉공급이 하락 주요인…입주물량 상당해 지속 하락 전망

세종의 전월세전환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공급 과잉 탓이어서 구조적으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세종의 전월세전환율은 4.9%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이는 세종시 출범 이후 역대 최저치다. 전월세전환율은 임대차 보증금당 연간 임대료를 산정할 때 사용하는 비율이다.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보증금 대비 월세금의 부담이 높다는 의미고 낮으면 반대다.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이 세종의 전체적인 전월세전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은 4.2%로 전국에서 서울과 함께 가장 낮다. 반면 연립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은 각각 9%와 10.2%로 조사돼 상대적으로 높았다.

세종, 특히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이 이처럼 낮아진 이유는 과잉공급에 있다. 세종은 지난달 셋째 주 전세가 변동률이 -0.68%, 이달 들어선 -0.49%로 계속해서 하락 중인데 과잉공급으로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저렴하게라도 월세를 놓는 임차인이 많을 수밖에 없다. 세종 종촌동 전용면적 59㎡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과 월세는 1000만 원에 60만 원 정도고 보증금을 1억 원까지 올리면 월세가 30만 원밖에 안 된다.

여기에 세종은 이달과 내달 예정된 입주 물량이 1만 370세대에 달하는 만큼 전월세전환율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에만 8000세대에 육박하는 물량이 입주가 예정됐는데 이는 세종시 출범 이후 월간 최다 물량이다. 세종의 아파트 월세 수요자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겠지만 저소득층이거나 1인 세입자가 주로 거주하는 다세대연립주택이나 단독주택의 전월세전환율이 10%를 넘어서면서 서민의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과잉공급으로 인한 후폭풍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당분간 아파트 입주 물량, 공급이 상당해 당분간 세종이 전국에서 전월세전환율이 가장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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