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6천세대 많은 물량…과잉공급 충남·북 집값↓ 우려

충청권의 아파트 과잉공급이 두고두고 부담이 될 전망이다. 내년 입주 물량 역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충남과 충북에서의 부담이 계속해서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1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충청권에서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 물량은 대전 6480세대를 비롯해 세종 1만 5432세대, 충남 2만 4878세대, 충북 1만 2094세대 등 총 5만 8884세대다. 전국 물량(37만 460세대)의 16%에 달한다.

이미 일부 지역은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떨어지는 추세다. 세종은 조기 대선으로 인해 매매가는 소폭 상승세 흐름이지만 전세가는 지난달 기준 전월 대비 0.75%나 떨어졌다. 충남과 충북 역시 수부도시인 천안과 청주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하락하고 있다.

문제는 과잉공급 상황에서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거다. 내년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대전 6260세대, 세종은 1만 3328세대, 충남은 2만 3388세대, 충북은 2만 2592세대로 6만 5568세대나 된다. 올해보다 약 6000세대나 많은 물량이다. 그나마 대전과 세종은 과잉공급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의 큰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은 신규 아파트의 평균청약경쟁률 역시 높아 아파트 수요가 상당수 존재한다. 세종 역시 최근에 전세가가 하락 중이지만 대선 이후 정상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충남과 충북은 가뜩이나 미분양 물량이 많고 평균 청약경쟁률도 낮아 아파트 수요가 거의 없는 만큼 큰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 미분양주택 물량은 지난 2월 기준 충남은 8970세대, 충북은 3982세대로 충남의 경우 경기(1만 4492세대)·경남(1만 1117세대)에 이어, 충북은 경기·경남·충남·경북(7785세대)에 이어 많다. 여기에 최근 충남과 충북에서 진행된 아파트 청약에서 평균청약경쟁률은 1대 1도 미쳐 수요가 없는 상황이다. 미분양관리지역도 충남의 경우 4곳, 충북은 3곳이나 된다. 공급 과잉으로 결국 매매가와 전세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충북은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 물량보다 1만 세대 이상이 많아 부담은 충남보다 클 수도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충남과 충북은 과잉공급으로 아파트가 적체된 상황이다. 올해 역시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다는 건 결국 가격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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