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 신부가 지참금을 준비하는 이유

(지난회에 이어서) 8번째 남편이 바로 토비아스였는데, 그는 첫날밤을 치르기 전에 향을 피우고 기도를 하고 잠자리에 든 결과 그녀의 8번째 남편 토비아스가 죽지 않았다는 거다. 사실 그녀의 아버지 라루렐은 8번째 관을 준비하고 무덤까지 파 두었을 정도라 한다. 근데 첫날밤을 보냈지만 8번째인 그녀의 남편 토비아스가 죽지 않았다는 전갈을 받고서는 기쁨에 차 신을 찬양했다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을 안 사제들이 잠자리 축성에 나섰던 거다. 이런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들은 황제는 이런 여인들의 행위를 하나의 히스테리로 여기면서 오히려 방을 바꾸라고 명했다.

사실 황제는 이런 행위를 두고 두려움에도 떨었다는데, 혹시나 오히려 나쁜 악마의 기운이 스며들까 봐서였단다. 당시는 악마의 기운에 대한 믿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모든 것이 기독교 교리에 따라 악마 아니면 천사라는 이분법에서 출발했다.

아무튼 그는 시녀들이 마련한 이런 침대를 거부하면서, 신부에게 다른 방으로 오라고 강력하게 명했다. 그러자 시녀들은 이런 행위들은 사탄의 기운이 스며드는 것이 결코 아니고 오히려 좋은 기운이라고 부추겼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레오노레의 고집도 대단해서 3번이나 신부에게 다른 침대로 오라고 명했지만 끄덕도 않았다. 그러자 왕은 마지막으로 경고하면서 나타나 그녀를 덥석 들고 자기가 마련한 침대로 데리고 갔다. 당시 그녀의 지참금은 6만 굴덴이었단다. 그러니 프리드리히도 아침 선물로 6만 굴덴을 내어 놓아야할 상황이었다.

당시는 신부가 가져온 만큼 첫날밤을 보내고 신랑이 같은 금액을 아침 선물로 내어 놓아야 하는 법 때문이었다. 이름하여 ‘아침선물’이다. 당시는 왕들이 어린신부와 결혼을 많이 했기에, 신랑이 먼저 죽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신부가 과부가 되더라도 생활을 잘 할 수 있는 장치로 보는 학자도 있었다. 그 이후로 이 둘의 첫날밤이 잘 이뤄졌나 보다. 그녀는 그와의 사이에 6명의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그녀는 유감스럽게도 30세에 장염에 걸려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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