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전세가 폭락 여파로 대전 역시 올 들어 처음으로 아파트 전세가가 떨어졌다. 충남 역시 전세가 하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양새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1.51%로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대전도 -0.02%를 기록, 전주 보합에서 내림세로 반전되면서 전세가 하락이 시작됐고 충남 역시 전세가 변동률이 -0.17%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세종 다음으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

대전과 충남의 아파트 전세가 하락은 세종의 전세가 하락 여파와 무관치 않다. 세종은 올 들어 과잉공급으로 계속해서 전세가가 하락했는데 최근 4주 동안 매주 약 0.5%씩 떨어졌다. 세종의 전용면적 84㎡인 A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해까지 2억 3000만 원이었지만 최근엔 1억 2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대전과 충남의 전세 수요가 세종으로 옮겨갈 개연성이 커진 거다. 특히 세종과 인접한 충남 공주의 경우 지난해 10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한동안 신규 아파트가 들어서지 못한 탓이 크다. 인근 천안 역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신규 아파트 분양이 어려운 상황이다.

세종은 이달만 하더라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8000세대에 달하는 만큼 계속해서 전세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여 대전과 충남의 전세 수요 이동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대선 이후 변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은 세종시 관련 공약을 내걸고 있는데 세종의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임대인이 매물을 다시 거둬들여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매매가가 소폭이지만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 등 일부 기관이 세종 이전을 시작해 세종 내에서 전세 수요가 생겨 전세가가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 세종의 전세가 폭락이 멈추면 대전과 충남의 전세 수요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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