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私敎育)이 사교육(死敎育)을 부른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현실 반영에 있어선 난제다. 공교육 활성화 대책이 강화될수록 사교육 시장 역시 광범위해지면서 대전·세종·충남지역 학부모들에겐 ‘수밖에’가 따른다. 이미 학업 수준이 갖춰진 상태에서 학교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내 아이가’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생겨 학원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비 부담 경감→유효한 출산정책

영유아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면서 산후조리원에서부터 영유아 교재·교구 영업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물론 사교육비 급증이 교육비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대학 학비와 사교육비가 출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야말로 ‘에듀퓨어’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교육과 출산 간 연계성에 관한 거시-미시 접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비 부담이 출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양적 분석을 통해 추정한 결과 교육비 부담이 커질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학 학비와 사교육비가 출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과 더불어 기혼 겨성이 자녀 출산을 기피하는 데는 영유아 보육비·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보육비의 경우 정부 지원 등으로 인해 실제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적은 편이나, 사교육비의 경우 정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계층 간 지출 격차가 매우 큰 탓이다. 이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저소득층에서 사교육비 부담으로 인한 출산율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반증이다.

학부모 A 씨는 사립유치원의 경우 영어와 한글, 수, 몰편, 뮤지컬 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지만 단설유치원의 경우 사교육으로 충족시켜야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식비와 교육비 등이 눈에 보여 버거운데 앞으로 더 들어갈 생각을 하니 막막한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외벌이다 보니 둘째는 생각지도 못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국민 91.7% 출신학교 차별 여전

사교육 시장이 비대해지면서 학력·학벌 경쟁 속 자녀가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한국교육개발원의 2016 교육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출신대학에 따른 차별의 경우 ‘심각할 정도로 존재한다’는 의견 65.3%, ‘일부 존재한다’는 의견 26.4%로 각각 집계되며 국민 91.7%가 한국 사회에서 출신학교로 인한 차별이 여전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여기에 대학서열화나 학벌주의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더해지면서 자녀를 위한 사교육을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사교육 의식조사에서 1·3위가 ‘취업 등에 있어 출신대학이 중요하기 때문’, ‘대학 서열화 구조가 심각하기 때문’을 각각 사교육을 하는 이유로 응답한 대목이 이를 입증한다. 보다 알아주는 대학에 보내기 위해 사교육을 시킨다는 학부모 의식은 사교육문제 해결에 출신학교에 따른 차별 해소가 밀접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대학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B 씨는 “아들이 대학에 입학한 후 들었던 첫 마디가 ‘여기 나와서 뭐할래’였다고 한다”라며 “취업에 있어 대학 간판이 자신의 꼬리표로 혹은 또 다른 얼굴이란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초등학교부터 대학을 위한 투자가 이뤄지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이를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씁쓸해 했다. 이어 “출신학교 차별 관행이 개선돼 대학이 아닌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