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수 천안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지난 200년 동안 지구는 전례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화와 무분별한 토지개발, 산림파괴 등 갑작스러운 지구 환경 변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분명 인류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사하라 사막은 매년 그 면적이 증가하고 있으며 북아메리카의 겨울 한파와 동남아시아의 극심한 가뭄 등 전 세계 어느 곳 하나 예외 없이 크고 작은 기후변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산업시대 이후 지구 평균온도가 약 0.8도 가량 상승했는데 이는 최후의 빙하기였던 1만 8000년 전 지구의 기온이 지금보다 고작 6도밖에 낮지 않았다는 데서 그 심각함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기후변화는 농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농작물 생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농경지, 물, 기후인데 가뭄, 태풍, 폭염 등 이상기후는 전반적인 농업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설과 국지성 돌풍에 의한 피해로 비닐하우스, 축사 및 부대시설 파손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과수 개화기 저온피해로 일교차가 커져 착과불량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집중호우, 가뭄 등으로 인한 농작물 생산량 감소 및 각종 시설 파괴 등 그 심각함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피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ICT기술을 융복합해 원격 및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원활하게 제어하는 농장을 ‘스마트팜’이라고 하는데 네덜란드가 그 대표적인 예다. 네덜란드는 대표적인 원예산업국으로 온실 대부분이 유리온실로 환경자동제어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런 ICT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생산량과 품질향상을 꾀하고 있다. 북미지역 역시 토지의 수분함량, 병해충 발생정도, 작황 상태 등을 모니터링해 적절한 진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한 해 수확량까지 계산해 낸다. 이처럼 많은 나라에서 농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스마트하게 이용하는 인공지능 농업을 실현 중이다.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은 2012년 약 1200억 달러에서 2016년 약 2000억 달러로 그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앞으로도 성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4년부터 시설원예, 축산분야를 중심으로 스마트팜 확산을 추진했고 천안시에서도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스마트팜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CCTV를 통해 사무실이나 식당을, 스마트폰을 통해 사육장 관찰이 가능하고 사육장의 온도와 습도, 사료탱크의 현재 사료잔량은 물론 어제의 사료섭취량까지 체크가 가능하여 사료섭취 상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 결과 인건비와 사료비 등 고정지출비 감소와 생산량 증가 효과를 보았다.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스마트팜 시장이지만 미래의 농업은 세계의 스마트농업 트렌드에 발맞춰 준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천안에서도 병천 아우내오이, 수신멜론, 천안포도, 신고배 등 농가별 시설환경을 고려해 맞춤형 스마트팜 기술개발과 신기술 보급을 위한 단계별 교육이 이루어지고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법령제정과 국비지원, 보험 등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도 적극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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