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장미의 전쟁’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강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승기를 확고히 하고자 중원 공략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잡기 위해 ‘안희정 마케팅’ 경쟁도 벌어지며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해 대권 레이스를 접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희정아! 사랑해” 文-安의 구애 경쟁

문재인 후보는 지난 17일 대전 유세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꿈은 저 혼자만의 꿈이 아니다. 안희정과 함께 꾸는 꿈”이라고 힘줘 말하며 안 지사와의 동지애를 부각시키려 애썼다.

문 후보 측은 안 지사 캠프의 실질적인 좌장 역할을 하며 경선 과정에서 깊어진 감정의 골로 ‘탈당설’까지 나돌던 박영선 의원을 끌어안는데 성공하며 ‘통합정부 추진위원회’ 설치에 탄력을 받고 있고, 안 지사의 장남이 경선 캠프에서 일했던 청년팀원 3명과 함께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 유세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도와 눈길을 끈다.

안철수 후보는 18일 대전 중앙철도시장에서 유세를 갖고 “안희정 충남지사의 분권과 통합의 정신을 제가 함께 실현하겠다”라고 발언, 안 지사 지지층을 흡수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다.

안 후보는 “계파 패권주의는 말 잘 듣는 사람만 쓴다. 그래서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 국민을 위해 일할 최고의 인재를 뽑겠다”라며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안 지사에게 구애(집권 후 중용 시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개혁·통합·미래의 적임자가 누구인가. 더 좋은 정권교체를 누가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약속의 땅 충청이 대한민국 변화의 중심이며, 중원의 힘이 이번 대선을 결정할 것이다. 충청의 압도적 지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며 충청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책·공약보다는 세몰이와 기싸움, 네거티브 공방이 짙어지는 분위기 속에 현직 자치단체장 신분으로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에 관여할 수 없는 안 지사를 놓고 양측의 일방적인 ‘러브콜’이 선거일이 가까워올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 같은 전략이 충청 표심을 얻는데 얼마만큼의 약효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추미애 세종서 지원 행보, 국민의당-지방의원 입당 러시

두 후보 진영의 세 불리기 경쟁은 18일에도 이어졌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세종시청에서 열린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대책위원회’ 간담회에 참석, “세종시를 미완의 행정수도로 둘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지향점이다. 정권교체를 하자마자 행정수도 세종시 완성에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 문 후보를 대신해 충청 민심 잡기에 나섰다.

추 대표는 “행정수도 세종시의 꿈은 ‘관습헌법’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논리에 묶여 멈춰섰고,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좌절됐다. 지방분권의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 만큼 (세종시 행정수도 개헌안 명문화를) 민주당 개헌특위 위원들에게 지지할 수 있게끔 하겠다”라며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문제라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 문 후보와 함께 세종을 우리나라의 행정중심지로 키우겠다”라고 약속했다.

최근 들어 충청권 전·현직 지방의원들의 입당 러시가 벌어지는 국민의당에는 18일 이기철 충남도의원과 김보희 서산시의원, 류제국 전 천안시의원이 입당했다.

지난해 7월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이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이 크고, 보수를 끌어안아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라고 말했고,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바꾼 김 의원은 “안 후보와 함께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라며 입당 대열에 동참했다.

한국당을 탈당해 안 후보 충남선대위 부본부장 및 천안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류 전 의원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 낡은 구태정치 청산, 기득권에 사로잡혀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과의 단절, 개방과 혁신을 통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겠다는 안 후보 정강정책에 뜻을 같이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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