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4월 21일

▲ 자료=‘소프트웨어와 사회의 미래에 관한 글로벌어젠다위원회’가 2015년 3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부문 고위 임원과 전문가 총 8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보고서

‘20년 뒤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알람을 맞춰 놓으면 원하는 시간에 인공지능 애인이 자동으로 내가 원하는 음악과 달콤한 목소리로 나의 단잠을 깨운다. 일어나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진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면 자동으로 조명이 꺼진다.

스마트키를 들고 차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자리에 앉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린다. 무인자동차에 원하는 목적지를 말하면 자동으로 목적지로 향한다.

“철수야. 오전 7시야. 얼른 출근해야지.”

내가 좋아하는 클린코튼 향이 풍기기 시작하고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은은하게 흐르는 사이로 사랑스러운 음성이 나를 깨운다. “고마워, 아만다.” 내 개인 비서이자 애인인 아만다라는 로봇이다. 어제 지인들과 과음을 했는데도 몸 상태가 제법 괜찮다. 웨어러블 기기가 나의 상태를 일일이 체크하며 완벽하게 관리해준 덕분이다. 화장실에 들어가니 욕조에 설치돼 있는 센서가 나의 혈압과 체온 등을 체크해준다.

소변을 보고나서도 변기에 내장돼 있는 기기가 소변을 분석해 나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체중계에 올라가 체지방을 체크했다. 측정된 체지방율을 바탕으로 요리 로봇이 건강과 식성을 고려한 음식을 만들어준다.

냉장고에 음식 재료만 채워놓으면 알아서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조리법에 따라 요리 로봇이 음식을 만들어준다.

금강일보 창간 20주년 행사가 오전 11시에 열린다. 거울 앞에 서서 행사에 입고갈 옷을 고른다. 굳이 옷을 입지 않아도 자동으로 내가 정한 옷을 착용한 나의 모습이 거울에 나타난다. 옷을 바꿔가면서 골라 입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 지 오래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현관문을 닫고 나니 자동으로 집 안의 불필요한 전기와 가스가 차단되고 청소 로봇이 청소를 시작한다. 집 앞에는 자율주행택시가 기다리고 있다.

“홍길동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사무실로 갈까요?”

“사무실로 가주세요.”

“좌석을 침대모드로 바꿀까요? 아니면 서재모드로 바꿀까요?”

“차 안에서 할 일이 있으니 서재모드로 해주고 우리 회사 이 부장을 영상통화로 연결해줘요.”

자동차 창문 스크린에 이 부장이 등장했다.

“ 이 부장. 오늘 행사에 오시는 손님들 사진 좀 보여줘.”

“알겠습니다. 보이시나요?”

“응. 김 차장도 와? 오늘 행사에 띄울 영상물도 보여줘.”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으로 운전기사와 대리기사가 없어지고 자동차 보험회사들도 문을 닫았다. 더 이상 교통사고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 주행으로 석유 주유소는 사라진 지 오래다. 자동차들이 전기를 쓰기 때문에 공기도 깨끗해지고 태양광 산업도 많이 발전하고 있다. 자연녹지나 공원도 많이 생기고 아파트 단지도 넓어지고 기술 발전에 의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차 안에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많이 해 영화 관객 수도 많이 줄었다.

“다 왔습니다. 저희 택시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

오늘도 제 시간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요즘 백화점은 내가 뭘 좋아하는지 너무 잘 안다. 내 모든 취향을 다 알고 있어 편리하고 단골에게는 혜택도 많이 준다.

“박 비서! 오늘 발표자료 준비해서 이 부장에게 보내주고 택시도 불러줘요.”

박 비서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PC로 인건비도 안 들고 일도 정확히 처리해 아주 만족한다. 처음 개인비서 PC가 나왔을 땐 오류도 많았는데, 지금은 사람보다 낫다.

“참, 천안에 있는 B골프장에 들러서 한 사람 더 태우고 간다고 해줘요.”

“네. 오후 4시 42분에 도착 예정이고 부산은 5시 51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정 회장, 오랜만이요.”

“의장님, 성형하셨나요? 확 젊어지셨네요.”

“피부 좀 바꿨어. 발모제도 먹고 머리카락도 많이 자라 젊어 보일 거야.”

성형이 일반화된 요즘 얼굴이나 몸매로는 사람을 알아볼 수가 없어 여권도 DNA 검출 방식으로 바뀌었다.

“의장님 안경 쓰셨네요?”

“아! 이거? 안경이 아니고 최신 스마트 기기인데 출시하기 전에 후배가 한번 써보고 평가해 달라고 해서 쓰고 있지.”

이 기기를 착용하면 보는 것 모두가 저장되고 위험이 감지되면 즉시 뇌로 신호를 보내 자율신경이 무조건적으로 반응한다. 가상현실(AR)·증강현실(VR) 게임이나 각종 서비스도 구현된다. 영화를 보고 싶으면 이 기기를 쓰고 벽을 쳐다보면 벽면이 스크린이 되는 거다. 후각을 통해 제품의 냄새도 맡을 수 있고 모든 원하는 자료를 자동으로 찾아주고 잘 때도 쓰고 자면 꿈도 저장되는 최첨단 기기다.

“오늘 행사 참석자가 1000명으로 제일 꼭대기 층을 전부 다 빌렸습니다. 300명이 중앙에 위치하고 각 룸에 100명 단위로 중앙으로 오픈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무대를 꾸몄습니다. 회원 200명 정도가 해외에 체류하고 있어 현지에서 접속해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무대는 중앙에 있고 벽면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실감형 동영상 체험이 가능합니다. 영국에서 공연 중인 작품도 홀로그램으로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행사 총진행 책임자가 보고를 한다.

“알았어요. 믿고 맡기는 것이니 오늘 행사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책임지고 잘해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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