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바닥 등 누수현상…준공 3개월부터 보수공사
야간보수공사 강행…안전 불감증·대기오염 무대책
시민, “대기업의 민낮 그대로 드러난 행태”비난

▲ 준공된지 3개월 부터, 툭하면 보수공사를 벌이는 세종 주추지하차도. 21일 늦은 밤 공사를하면서 이 일대 대기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환경오염, 교통안전대책은 마연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서중권 기자

‘세종에서 가장 긴 지하터널.’

‘출퇴근 시 가장 막히는 곳.’

‘공포의 지하도.’

‘툭하면 보수공사.’

행정중심복합도시(신도시·이하 행복도시)에서 예명으로 가장 많이 불리는 곳. 세종 주추지하차도다. 그만큼 중요한 시설물이다.

주추지하차도는 국도 1호선 우회도로 공주 방향 36번 국도에서 1생활권 북쪽을 가로지르는 외곽순환도로의 상부구간. 총연장 2.2㎞에 왕복 4차로다.

수천억의 예산이 투입된 이 지하차도는 ㈜삼상물산에서 지난 2013년 준공했으나, 준공된 지 3개월 만에 천장과 벽면, 바닥 누수, 정전 등으로 ‘중병’을 앓아왔다. 툭하면 보수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 툭하면 보수공사… 시민 왕짜증

보수공사로 인한 시민들과 운전자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출·퇴근 시 교통혼잡과 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기본이다. 차량이 밀리면서 여성운전자나 초보운전자는 ‘공포의 지하도’가 되기 일쑤다.

근에는 지하차도 도로바닥을 긁어내고 덧씌우기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오후 9시부터 늦은 밤에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대형 교통사고위험이 뒤따르고 있다. 환경과 안전대책은 전무다. 긴급한 보수공사는 한마디로 ‘무법천지’ 그 자체다.

지난 21일 밤 11시 20분경 독자의 긴급전화를 받고 주추지하차도 보수공사 현장으로 로 달려갔다.

행복도시에서 조치원방향 주추지하차도 진입로 전방에서 2, 3차선을 막고 1차선만 통행되고 있었다. 수십 대의 덤프와 파쇄기 등이 혼란스럽고, 1차선으로는 차가 달리고 있다. 이 일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지하차도를 벗어나자 2, 3차로 지하차도 바닥에서 파쇄된 폐 시멘트가루를 벨트가 달린 장비로 덤프 차량에 쏟아 붇는 작업이 반복됐다.

문제는 파쇄된 폐 시멘트가루를 덤프에 쏟아 붓는 과정에서 시멘가루가 날려 이 지역일대를 뒤덮고 있다. 유독성 시멘가루가 천지사방으로 뒤덮는 데도, 대책마련은 처음부터 준비돼지 않았다. <사진>

◆ 비산먼지 대책없이 공사 강행

기자는 지하차도로 들어가 봤다. 몇 대의 파쇄기가 5∼10㎝가량 바닥을 긁어내고 시멘가루를 한 곳으로 모아 쌓아놓고 있다. 2.2㎞구간에서 파쇄된 시멘가루로 지하차도는 ‘연막’을 뿌린 것처럼 앞 이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잠시지만 목과 눈이 따갑다는 생각이 들었다.

1차선으로 달리는 차량들로 귀가 먹먹해졌다. 그러나 이 공간에서 작업하는 인부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최악의 보건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작업하고 있던 것.

파쇄기가 깎아내는 바닥을 쳐다 보았다. 희미하게 드러난 실체. 육안으로도 2∼3㎝로 짐작되는 콘크리트균열이 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져 있다. 바닥전체가 균열이 간 것이다.

겨울철이면 주추지하차도가 빙판길이 됐고, 여름철 장마에는 천장과 벽면, 바닥에서 발생하는 누수로 인해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알았다. 부실시공이다.

이날 2시간가량 취재하는 동안 삼성물산의 교통안전불감증에 놀랐다. 2, 3차선에 있던 작업차량이 1차선과 상부램프에서 합류되는 차선으로 역주행을 서슴지 않는가 하면, 수신호자가 한 명도 없는 등 안전수칙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 공사차량 역주행에 수신호자 한 명도 없어

툭하면 보수공사로 불편과 스트레스를 줬던 주추지하차도. 이제는 극심한 대기오염으로 미세먼지의 촉매제로 한술 더 뜨고 있다.

명품도시 행복도시 위상을 깎아먹는 대기업의 민낮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한 단면 이면에는 충격적인 현실이 은폐돼 있다는 것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수천억을 들인 주추지하차도. 끊임없는 보수공사의 수혈에 ‘중병’의 총체적 부실이 완치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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