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계 이황·두향이 스토리텔링 공원 전경

퇴계 이황 선생과 단양출신 관기(官妓) 두향의 애틋한 사랑얘기를 담은 스토리텔링 공원이 조성됐다.

단양군은 총 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두향의 무덤이 내려다뵈는 단양 장회나루 언덕에 400여㎡ 규모의 스토리텔링 미니공원을 만들었다.

이 공원에는 허리 뒤춤에 매화꽃을 들고 선 퇴계와 거문고를 타는 두향의 모습이 청동상으로 표현됐다.

또 이들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스토리를 테마 별로 새겨 넣은 12개의 입석도 세웠다.

매화나무에 물을 준 뒤 정성껏 소원을 비는 ‘양석음석(陽石陰石) 소원석’과 자연풍경과 인물이 하나의 작품으로 담길 수 있는 매화문양의 ‘액자 포토존’도 설치됐다.

고매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음향과 함께 바닥 군데군데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조선 13대 명종 무렵 48세의 나이에 단양군수에 부임한 퇴계에게 19세의 관기 두향이가 고이 기른 매화화분을 선물하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두향은 집안의 우환으로 시름에 잠겨 있던 퇴계를 위해 거문고를 타고 매화에 대신 물을 주는 등 온갖 수발을 들면서 위로했다.

가끔 짬이 날 때면 퇴계를 모시고 장회나루에서도 풍경이 빼어난 강선대에 올라 거문고를 탔다고 한다.

어느덧 퇴계는 자신이 평생 동안 사랑한 매화만큼이나 두향을 아끼게 됐다.

부임한지 9개월 만에 퇴계는 풍기군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두향과 이별하게 된다.

퇴계가 떠나던 날 두향은 매화화분 하나를 이별의 정표로 보낸 뒤 관기 생활을 청산하고 평생을 강선대에서 수절하며 퇴계를 그리워했다.

20여 년이 지나 임종을 맞은 퇴계는 ‘저 매화분에 물을 주어라’고 유언했는데 그 매화분은 두향이가 이별의 정표로 준 매화였다.

퇴계의 죽음에 슬픈 나날을 보내던 두향은 이듬해 뒤따라 생을 마감하게 된다.

두향은 살아생전 자신이 죽거든 ‘퇴계 선생과 사랑을 이야기 하던 강선대 아래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고 한다.

동네사람들은 두향의 유언대로 그녀를 강선대 아래에 묻어 주었다는 슬픈 스토리를 담고 있다.

스토리텔링 공원이 조성된 장회나루는 남한강 푸른물과 구담봉, 옥순봉 등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단양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중 한 곳이다.

군 관계자는 “나이와 신분을 초월한 퇴계와 두향의 사랑이야기는 단양이 지닌 큰 자산”이라면서 “지역주민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관광명소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단양=정봉길 기자 jb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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