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길 천안시동남구선관위 사무국장

겨울을 이겨낸 화사한 봄꽃들이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꽃샘추위가 물러나고 봄기운이 완연하다. 해마다 항상 피는 꽃이지만 올봄의 꽃들은 어느 때보다 더욱더 곱고 화사한 듯하다. 하지만 아름다움을 즐겨야 하는 시기에 우리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갑작스럽게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봄꽃 감상하랴, 후보 검증하랴 눈과 귀가 바쁘다. 가짜뉴스와 같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 투명하게 보기 힘들겠지만 어느 때보다 더 신중하게 신경 써서 후보자들을 관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번 선거는 봄만 장식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을의 결실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쳐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후보들이나 유권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모두가 훌륭하겠지만 짧은 시간 내에 이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적임자를 검증하고 선택해야 하기에 유권자들은 어느 선거 때보다 고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후보자를 적극 검증하고 투표에 참여하고자 하는 유권자의 의식과 자세다. 이미지와 같은 단면만 보지 않고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판단해 투표권을 행사한다면 우리나라를 이끌 적임자를 선출할 수 있을 것이다.

5월 9일 대통령선거일은 투표를 위한 임시휴무일이다. 가정의 달, 황금연휴에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국민으로서의 도리는 다하고 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투표한다고 해도 바뀌는 건 없어’라는 생각보다 ‘나의 한 표가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음으로 투표에 임했으면 한다. 한 표 차이로 나치당 당수가 된 히틀러와 1776년 미국에서 영어가 한 표차로 독일어를 누르고 국어가 된 사례처럼 나 자신의 한 표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

5월 9일! 우리에게는 대한민국 최고의 옥석을 가려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어렵게 접근하면 어려운 문제겠지만 분명한 것은 뿌연 미세먼지 속에서도 옥은 굴하지 않고 빛을 낸다.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으로 우리의 앞날을 봄처럼 아름답게 만들기를 바란다. 다시 어두운 과거로 돌아가지 말고 미래를 향한 도화선을 위해, 세상을 환하게 밝힐 대한민국의 또 다른 시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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