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걷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한다. 시는 제1차 보행교통 개선계획(2017~2021)을 확정·고시하고 보행자 중심의 교통개선을 위한 각종 사업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보행자를 위한 사업이 우선 시행되게 된 것이다.

시는 ‘걷고 싶은 보행친화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해 2021년까지 안전한 보행 공간과 이동이 자유로운 보행 공간, 쾌적한 보행 공간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횡단보도 설치, 부적합 볼라드 정비,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 보도폭 협소구간 확장, 보도바닥 정비 등 3개 분야 15개 사업에 254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안전한 보행 공간 조성을 위해 도로 및 교차로 40개소에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보도육교 및 지하보도 주변 4개소에도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부적합 볼라드를 전면 교체하고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45개소를 재정비하는 한편 보행자 우선도로 시범사업도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동이 자유로운 보행 공간 조성 분야는 보행자 중심의 교통신호 운영을 확대하고 대각선 횡단보도 5개소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도확장 도로다이어트와 대중교통과 보행 활성화를 위한 대중교통 전용지구 도입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쾌적한 보행 공간 조성을 위해 17개 도로구간 보도바닥을 정비하고 도로와 보도의 단차를 낮추는 사업 등도 벌여나가기로 했다.

대전시가 이같이 시민들이 걷기 좋은 교통환경 만들기에 나선 것을 환영한다. 사실 그동안의 우리 교통정책은 차량 통행 위주로 이뤄져 왔다. 물론 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건강을 위해 멀지 않은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는 시민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맞춰 대전시가 보행자 중심으로 교통체계를 바꾸기로 한 것은 시기적절한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대전을 시민들이 걷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 기본계획’ 등 이와 비슷한 정책들이 추진됐지만 아직도 보행자들이 도심을 걷기에는 어려운 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이번에는 시민들이 걸어 다니기 좋아졌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공무원들이 직접 시내를 걸으면서 무슨 사업이 필요한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저런 사업을 하겠다며 혈세만 쓰고 실질적으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과거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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