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삶의 중요덕목은 조화와 균형

우주만물의 이치는 음양조화의 이치라 하겠다. 양(陽)이 강할 때는 음(陰)의 작용으로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반대로 음이 강할 때는 양의 작용으로서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 소우주인 인간의 삶에 있어서도 이러한 우주의 이치를 본받아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함이다. 인간삶에 있어서 조화와 균형의 덕목은 바로 중용(中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생사(人生事)나 세상사(世上事)의 지극한 덕목은 중용인 것이다. 채근담에 중용의 덕목을 지키며 사는 지혜가 제시되어 있다.

‘낮은 자리에 있어 본 후에야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며, 어두운데 있어 본 후에야 밝은 곳을 향하는 것이 너무 드러나는 것임을 알며, 고요함을 지켜본 후에야 활동하는 것을 좋아함이 부질없음을 알며, 침묵을 수양해 본 뒤라야 말 많음이 시끄러운 것임을 알게 된다.’ 하였다. 다시 말해 높은 자리, 밝은 곳, 분주한 활동, 말 많음과 같은 양(陽)의 기운은 낮은 자리, 어두운 곳, 조용함, 침묵과 같은 음(陰)의 작용으로 다스려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라는 것이다.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한다.

▲ 지위가 높을수록 거비(居卑)의 수양이 필요하다. 지위(地位)가 높거나 권력의 자리일수록 그 만큼 위험도도 높아지는 것이다. 어떤 임금이 신하에게 토로하기를 ‘이 용상의 자리에 앉아 있으면 천장에서 큰 칼이 떨어질 것처럼 항상 위태로움을 느낀다.’ 하였다. 이처럼 높은 지위나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는 항상 낮은 곳에 임하는 거비(居卑)의 자세로 임함으로서 자신의 지위나 몸을 위험에서 보호해야 한다. 거비(居卑)는 바로 지위나 권력이 높을 때 지녀야 할 중용의 덕목이라 하겠다.

▲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록 처회(處晦)의 수양이 필요하다. 출세를 하여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는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 자칫 행동거지가 잘못되면 구설수에 오르게 되고 하루아침에 명예와 명성을 잃게 된다. 또한 남의 시기와 경쟁의 대상이 되어 견제를 받는다. 그러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때 항상 스포트라이트의 밝은 빛만 열망해서는 안 된다. 스포트라이트의 빛은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 빛만 쳐다보다가는 자칫 시력을 잃을 수가 있다. 때로는 스포트라이트의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 자신을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어두운 곳에 처하는 처회(處晦)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지녀야 할 중용의 덕목이라 하겠다.

▲ 바쁠수록 수정(守靜)의 수양이 필요하다. 현대인은 누구나 24시가 모자라 25시를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 바쁜 25시의 일상 대부분이 돈, 출세와 같은 사회적 욕망을 위함이라 하겠다, 이러한 사회적 욕망을 위한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다 보면 사회적 욕망의 것들에 의해 참 자신을 잃게 되어 허망함과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바쁜 일상 중에서도 틈틈이 돈, 출세와 같은 사회적 욕망의 마음을 내려놓고 일명일생(一命一生)의 참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동중정(動中靜)이다. 즉 바쁜 일상일수록 고요히 자기 자신을 헤아려보는 고요함이 필요한 것이다. 고요함을 간직하는 수정(守靜)은 바쁠수록 지녀야 하는 중용의 덕목이라 하겠다.

▲ 말을 많이 할수록 양묵(養默)의 수양이 필요하다. 소음이 심한 도심지에 있다가 한적한 시골에 가면 고요함의 정취를 알게 되고, 말의 실수로 화를 당하게 되면 침묵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그래서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라 했지 않는가. 말을 많이 할수록 침묵의 교훈으로서 말을 절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침묵을 수양하는 양묵(養默)은 말을 많이 할수록 지녀야 하는 중용의 덕목이라 하겠다.

▲ 그렇다. 거비(居卑), 처회(處晦), 수정(守靜), 양묵(養默)의 수양은 위험에서 나를 보호하는 수호신이다. 언제나 수양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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