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4차 산업혁명시대 변화상 예측

증기기관에 기반한 기계화(1차 산업혁명)와 전기 에너지에 기반한 대량생산 체제(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에 기반해 스마트폰으로 정점을 찍은 지식정보 혁명(3차 산업혁명)을 거쳐 우리는 현재 제4차 산업혁명의 문턱을 넘어섰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만물초지능혁명 시대의 문을 연 거다. 대전세종충청CEO창조혁신포럼은 지난 28일 호텔리베라유성에서 제284차 포럼을 열고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를 공유했다. 이날 포럼에선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가 강사로 나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근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이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 태동의 배경으로 ‘노동력과 생산성에 대한 고민’을 꼽았다. 그간 경제 활력을 이끌었던 지식정보산업의 끝물에서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인구 고령화라는 공동의 문제를 안게 되면서 신성장동력의 필요성이 커졌고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초연결지능의 기능성에 주목하게 됐다는 거다. 노동력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의 일환으로 자동생산·지능형시스템 구축을 위한 요소 기술들이 발달하고 이 같은 기술들의 융합이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릴 만한 거대한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났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결국 사람을 대신하거나 보조할 수 있는 수준의 기계가 4차 산업혁명을 규정한다는 얘기인데 그 중심에 센서가 있고 인공지능(AI)이 있다. 센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 기술이다. 인간의 감각기관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시각, 후각, 촉각 등 인간의 오감을 대신할 센서가 발달하면서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 행동하는 인공지능 구현에 근접해 가고 있다. 제조업 생산라인에서 불량품을 검사하는 카메라와 각종 요염물질을 감지해 공기를 정화하는 공기청정기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동물이나 식물 등 모든 사물을 인식하는 이미지 센싱 기술은 거의 완벽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 같은 센서 기술에 인간의 신경망을 닮은 컴퓨팅 알고리즘이 더해지면 그게 곧 인공지능이다.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여기서 추출된 지식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이 현재 4차 산업혁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바둑기사 이세돌과의 세기의 대결을 통해 데뷔한 알파고가 대표적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바둑으로 인간을 넘어설 순 없을 것이란 인류의 확신을 알파고는 무너뜨리고 말았다.

센서로 무장해 만물을 연결시키는 IoT 기술과 방대한 정보(지식)를 저장·분석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 데이터 기술, 인간의 뇌를 닮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맞물려 4차 산업혁명을 만들어가고 있는 거다.

조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이 같은 흐름은 예측불허의 새로운 기회들을 만들어 낸다. CEO는 이 흐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확실한 건 4차 산업혁명의 대표 모델인 인공지능은 의사결정 도구, 생산성 향상 도구, 핵가족화에 따른 고독감·소외감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동반자로서 그 기능을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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