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5월 4·5일) 감안 시 사실상 19대 대선 선거운동의 마지막 주말을 맞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굳히기’와 ‘대역전’을 위해 중원(中原)에서 치열한 혈전을 펼쳤다.

문 후보는 30일 충남 공주와 대전을 찾아 중원 공략에 나섰다. 문 후보는 공주대 캠퍼스 인근에서 길거리 유세를 했고, 대전 으능정이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충청은 역대 대선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문 후보는 지역균형발전과 통합 리더십을 강조하며 지역민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문 후보는 이날 유세애서 “정권교체가 절박하다. 대선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뀐다. 이번에야말로 대통령을 잘 뽑아야 나라가 안정되고, 통합이든 개혁이든 해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남의 희망, 대한민국의 미래다. 지난 경선 때 안 지사가 좋은 정책을 많이 내놨다. 그중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는 국가균형발전에 필요한 참신한 공약이어서 제 공약으로 안았다. 안 지사가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고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제가 먼저 길을 열고 힘껏 돕겠다”라며 적극적으로 ‘안희정 마케팅’을 폈다.

이어 “선거철이 되니 또 색깔론 종북몰이로 시끄럽다. 이번 대선은 준비된 국정 운영 세력과 불안한 세력 간의 대결이다. 국회의원이 마흔 명도 안 되는 미니정당이 이 위기 상황 속에서 국정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불안해서 나라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며 국민의당과 안 후보를 겨냥했다.

안 후보는 지난 29일 충청을 찾아 ‘안풍(安風)’ 재점화에 총력을 기울이며,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안 지사가 대권 도전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서 표심이 표류하는 중원에서의 중도·보수층 흡수에 승부를 걸었다.

세종시를 방문한 안 후보는 시민단체와 ‘대한민국 행정수도의 완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갖고 “개헌을 통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라고 밝혔고, “충청은 국민의당이 탄생한 곳이다.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의 초심을 생각하고 힘을 내겠다”라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안 후보는 이어 충북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으로 이동, 바이오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청주로 건너가 유세를 벌이며 “여러분 TV 토론 보셨느냐. 저는 말싸움을 잘 못한다. 그러나 저는 행동으로 보여드렸다. 이제는 더 좋은 정권교체를 선택할 때다.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혁신국가로 만들겠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라고 공격하던 문 후보가 인제 와서 ‘통합’을 말한다. 거짓말에 또 속으시겠느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충남 천안에서도 유세를 가진 안 후보는 “충청은 기개와 결기로 민족정신이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준 지역이다. 필요할 땐 반드시 할 말을 하는 곳이다. 용기있는 충남도민이 결심해 달라. 반 전 총장과 안 지사가 왜 뜻을 접었겠느냐. 계파패권주의 세력에 나라를 맡기면 나라는 또 둘로 쪼개진다”라며 문 후보 측을 비판하고, 자신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범보수 진영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이날 나란히 PK(부산·경남)를 누벼 홍 후보는 경남 김해·양산, 울산, 부산에서, 유 후보는 경남 사천·진주·창원과 부산에서 릴레이 유세를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경기 성남 모란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나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뒤 인천과 경기 일산·부천에서 유세를 하며 최대 표밭인 수도권에 공을 들였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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