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에 가까운 오랜 기다림 끝에 ‘코리안 몬스터’가 감격스럽고 소중한 승리를 따냈다.

LA 다저스의 좌완 투수 류현진(30)이 근로자의 날을 맞은 고국 팬들에게 2년 8개월 만의 승전보를 타전해온 것이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1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고 안타와 볼넷을 3개씩 내주며 한 점밖에 허용하지 않는 눈부신 호투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2-1로 앞선 상황에 세르지오 로모에게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올 시즌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첫 승을 수확하며, 지난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선발승 이후 973일 만에 승리 투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왼쪽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두 시즌 재활을 거쳐 올해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류현진은 앞선 네 차례 등판에서 4패, 평균자책점 4.64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선 6이닝 1실점으로 961일 만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를 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활약을 펼쳤고,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05로 낮아졌다.

93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볼넷에 이어 중전안타로 시즌 2호이자 통산 21번째 안타를 날리는 등 투·타에서 제 몫을 다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선발 야구’에 힘입어 4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시즌 14승째(12패)를 올렸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