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연무대를 찾는 입영 장정의 수는 연간 줄잡아 12만 명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현역입영대상자의 25%에 달한다.

장정들을 배웅하기 위해 오는 가족들까지 합치면 연간 약 130만 명이 육군훈련소를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주 월·목요일 오후 2시, 입영행사가 시작되면 입영 장정들은 부모님의 손을 놓고 연병장으로 모여든다.

아들이 마지막으로 잡은 손을 놓고 연병장으로 나갈 때, 성급한 어머니들은 벌써부터 눈물 바람이다. “아프지 마. 아프면 아프다고 꼭 말하고”, “집 걱정 하지 말고 건강해야 된다. 꼭.”

부모님들의 걱정이 입영 장정들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다. 아플 것을 걱정하는 것보다 이제 가족과 헤어져 홀로 적응해야 하는 군대라는 곳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뿐이다.

30분도 지나지 않아 행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순간이 되면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손수건을 눈가에 대고 있다.

평소 근엄하고 엄숙하기만 하던 아버지들의 빨개진 눈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순간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어머니들의 한숨과 눈물이 입영심사대 연병장의 하늘을 아프게 물들인다.

처음엔 흐느끼던 소리가 점차 통곡으로 변하기도 한다.

입영장정들도 군대가 처음이지만, 아들을 보내는 어머니도 처음 겪는 경험인 것이다.

당연한 일인 줄 알지만 여전히 철부지에 불과한 아들이 미덥지 못하고 그래서 또 걱정인 것이다.

어머니들은 분주히 떠나가는 아들들의 뒤에 대고 응원의 함성을 보낸다.

울음이 섞여 갈라지고 잘 들리지도 않는 외침이지만, 아들들은 누구나 수많은 목소리 가운데 자기 어머니의 목소리만은 정확히 알아듣는다. 혈육이란 그런 것이다.

사회에 있을 때는 카톡, SNS, 전화로 부모님들께 얼마나 연락을 했을까?

여자친구에게 100번에 달하는 카톡을 보내고 전화통화로 밤을 지새웠지만 부모님께는 얼마나 연락을 드렸을까?

가정의 달인 5월.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이지만 군에서 처음 맞는 기분은 새삼 새롭다.

육군훈련소(소장 구재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훈련병의 편지'를 사진으로 공개한다.

논산=김인수 기자 kis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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