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들 집에 걸린 그림은 어떤 것이었을까

 

며칠 전 책장을 정리하다가 재미있는 책 한 권을 발견했는데, 1959년 뒤셀도르프에서 출간된 책이다. 명화에 얽힌 뒷얘기를 1894년에 출생한 프랑크아르나가 집필한 책인데, 당시에 12개 국어로 번역될 정도로 굉장한 인기를 끌었단다. 이렇게 오래된 책이니, 어쩜 그 사이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을지도 모른다. 여러분들이 이미 읽었다면 재미로 다시 한 번 읽어 보시길 바란다. 먼저 곁가지로 우리가 잘 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에 관한 얘기다.

이 그림을 프란츠 1세(1494~1547)가 당시에 4000Seudi(돈단위)를 주고 구입했다. 우리는 당시의 돈 가치를 잘 모르기에 짐작하기 어렵지만, 다행히도 저자가 순은으로 그 가치를 밝혀 주었는데, 순은 무게 1만 2000㎏에 해당된단다. 당시의 돈 단위인 독일 마르크로 표시하면 40만이라는데, 지금의 유로로는 20만 유로다.

얼마 전 우리네 뉴스를 보니 한국의 1979년도 6억이, 지금의 가치로는 300억이라던데….

그렇다면 위의 모나리자의 가격은 약 50년 전의 마르크(유로) 가치로도 엄청난 돈인데, 약 500년 전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임이 틀림없다.

그 반면에 생각지도 못하게 아주 낮은 가격으로 경매된 명화들도 있었다. 1766년 영국에서 예술품 경매 때, 그 유명한 한스홀바인의 초상화가 단 4Pfund Sterling(돈단위)에, 다비드테니어의 그림 하나는 고작 12Schilling(돈단위)에 팔렸다고 한다.

당시의 도자기가 경매에 나오면 적어도 50년 전의 독일 마르크로 1000마르크(500유로)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런 유명 화가들의 그림이 그때는 정말 단순한 그림 종이가 팔리듯 팔려 나간 듯하다.

당시 이런 그림들을 사들인 가문은 자손들이 대대로 분명 부자로 살 것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만약에 그 사이 이런 명화들을 엿으로 바꾸어 먹지 않았다거나, 귀찮다고 쓰레기통에 버리지만 않았더라면.

본론으로 들어와, 오늘은 르네상스의 한 작품을 보면서 얘기를 풀어 보도록 하자.

그의 이름은 안토니오코레끼오(Antonio da Correggio:1489~1534)다. 그의 작품 중 하나가 'Linda mitdem Schwan'(Linda und Schwan)이다. 번역하면 '오리와 함께 있는 린다' 아니면 그냥 '린다와 오리'라는 뜻이다. 암튼 의역을 좀 하자면 '오리와 놀고 있는 린다'라고 보면 되겠다. 바로 아래의 작품이니, 그림을 한 번 보고서 다음 얘기로 넘어가자.

이 그림이 그려진 연도는 약 1530년경이다. 1603년 스페인의 루돌프 2세(Rudolf 2: 1552~1612)황제가 이 그림을 구입했다고 한다. 이 그림은 1648년 다시 스톡홀롬으로 몰래 옮겨졌다고 한다. 누가? 무엇 때문에? 라는 설명이 없다. 글 맥락에서 사용한 단어로 보니 아마도 선물은 아닌 듯하고, 누군가가 다른 물건 속에 은근슬쩍 끼어서 가져간 듯하다. 하지만 후에 크리스티네 여왕이 이 그림을 다시 로마로 보낸다. 이렇게 보내진 이 그림은 한 장소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로마의 여러 귀족들의 손을 거쳤다 하니 이 집 저 집을 마치 발이 있는 듯이 많은 여행을 했다는 거다. 영화에서 보면 귀족들의 저택 벽에는 명화들이 참 많이 걸려있다. 이 그림 역시 이런 저런 폼으로 여러 귀족들의 집에서 장식용이 되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 작품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것이 아니었고, 상황에 따라서 그림을 변형시키거나 손을 댔다는 사실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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