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본격화·과잉공급 영향
매매수요 대비 전세수요 부족
빠른 시일내 회복 힘들 듯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세종시 행정수도 관련 공약 이행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는 당분간 하락할 전망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아파트 매매가는 급상승하고 전세가는 폭락하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전세가 역시 매매가처럼 회복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10일 세종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는 계속해서 하락 중으로 이달 첫째 주에만 전주보다 무려 1.82% 하락했다. 세종시 출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반면 매매가는 0.06% 상승했다.

보통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동반 상승, 혹은 동반 하락하는 게 정상이지만 유독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만 떨어진 것은 투자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매매 물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세종 이전은 마무리됐지만 문 대통령의 공공기관 추가 이전 공약 때문에 임대인은 아파트 가격이 오를까 매물을 전세로 돌리고 있다. 지난달 세종의 마수걸이 분양이었던 힐스테이트세종리버파크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104.8대 1에 달했는데 이는 여전히 매매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과잉공급 역시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세종에서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지난 3월과 4월 전세가가 크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 물량이 1만 세대를 넘는 만큼 당분간 아파트 전세가는 하락할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 분양 예정인 물량도 8000세대를 넘어 과잉공급 문제는 쉽게 해결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국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가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란 의견이 많다. 전세 물량은 점차 줄어들고 전세 주기인 2년 후엔 전세 물량이 모두 매매 물량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여기에 2년 후인 2019년 행정수도 이전 관련 공약이 구체화되고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확정되면 아파트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세종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요인은 이제 갖춰졌으나 전세가는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과잉공급 문제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수요는 적다. 다만 장기적으론 결국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물량도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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