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ACTION- 러블리본즈] 스티븐 스필버그 , 잭슨 영화 제작 참여 '이목 집중'

14살의 수지 새먼(시얼샤 로넌)은 좋아하는 남자와의 낭만적인 키스를 꿈꾸고, 아프리카 초원을 누비는 사진작가가 꿈인 평범한 소녀다.

어느 날 좋아하는 남자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은 수지는 신이 나서 들판을 걸어 다니다 이웃집 아저씨 하비(스탠리 투치)를 만난다.

좋은 걸 보여주겠다는 하비의 제안에 그를 따라간 수지는 들판 한가운데 설치된 벙커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하비에게 살해된다.

피터 잭슨 감독이 '킹콩'(2005) 이후 5년만에 연출한 영화 '러블리 본즈'는 주인공 수지가 영화 초반부 살해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나는 14살 때 살해됐다"는 해설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이 영화는 복수의 과정보다는 아이의 죽음으로 쑥대밭이 돼 가는 가정의 황량한 풍경을 세밀하게 그리는 데 주안점을 둔다.

예컨대 수지의 아버지 잭(마크 월버그)과 어머니 에비게일(레이철 와이즈)은 금실 좋은 부부이지만, 그들의 강한 사랑으로도 딸의 죽음을 극복하진 못한다. 잭은 수지의 방안에서 나오려 하지 않고, 에비게일은 수지의 방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 한다.

결국, 에비게일은 잭을 떠나고, 가정은 풍비박산이 나지만 연쇄살인마 하비는 인과응보를 바라는 관객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잘 먹고 잘 산다. 안타까운 마음에 수지가 원귀로 변해 복수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오히려 잭이 복수에 한발짝 다가갈수록 그의 삶은 더욱 큰 고통 속에 빠져드는 역설이 발생한다.

피터 잭슨 감독은 이처럼 '선과 악', '죄와 벌'이라는 단순한 구도로 영화를 이끌지 않는다. 진실은 이분법 너머에 있다고 말하려는 듯, 하비에 대한 복수나 법적인 처벌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야기는 음울하지만, 천국과 현실세계의 경계를 묘사한 컴퓨터그래픽(CG)이 볼만하고, 주ㆍ조연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로넌(16)은 선이 굵지는 않지만 어린 나이에 극을 이끌어 가는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그가 2007년 '어톤먼트'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에 최연소로 노미네이트된 게 우연이 아니었음을 이 영화는 확실히 보여준다. 

과연 연쇄 살인마 역을 맡은 스탠리 투치를 보고, '줄리&줄리아'에서 줄리아(메릴 스트리프)의 자상한 남편을 떠올릴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그의 소름 돋게 하는 연기에 마크 월버그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레이첼 와이즈(여우조연상), 수전 서랜든(여우주연상)의 연기가 빛을 잃을 정도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 원작 소설을 스크린에 옮기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잭슨 감독은 앨리스 세볼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이 영화를 연출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했다.

한편 오는 11일(목) 케이블 영화채널 'SUPER ACTION'에서는 12:40~13:50 까지 '러블리 본즈'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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