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만 2001㎡(97만 4655평)의 부지에 진출입로 단 한 개, 모든 길은 정문으로 통하는 구조, 국립대전현충원의 현실이다. 방대한 부지에 연간 220만 명의 추모객과 관람객이 방문하는 엄청난 규모의 국가시설인 국립대전현충원은 실제로 단 한 개의 출입구를 통해 출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대학 중 규모 면에서 서너 손가락 안에 든다는 충남대학교 캠퍼스 면적을 넘어서는 시설이지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특성상 출입을 할 수 있는 통로는 단 한 개에 불과하다. 비슷한 면적의 시설과 비교하면 적어도 서너 개의 출입구가 필요하지만 유일한 출입구 체제는 1985년 개원 이후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충일을 끼고 있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으면 매년 국립대전현충원 인근은 교통 마비상태로 빠져든다. 관계당국과 대전시가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한편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차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근본적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의 특성상 새로운 진출입로를 개설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새롭게 조성된 노은3지구와 최단거리로 연결시켜주는 도로나 터널을 1~2개 개설하는 일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최악의 교통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특히 국립대전현충원은 기 조성된 묘역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추가적인 묘역 확장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묘역이 지속 확장되고 안장되는 묘의 수가 점차 늘어날 계획이어서 앞으로 교통문제는 심각성을 더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도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데 추가 묘역이 조성되면 6월의 현충원 일대는 말 그대로 교통지옥이 될 것이 명약관화이다.

더욱이 설상가상 국립대전현충원은 신규로 조성되는 묘역 상부에 전체 묘역의 경관을 살펴볼 수 있는 보훈둘레길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향후 방문객의 발걸음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계룡산 국립공원과 연접해 있어 비경을 자랑하는 국립대전현충원은 지금도 산책과 나들이를 위해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현충원 방문을 위해 대전을 찾는 외지인들은 대전으로 이동하는 시간보다 고속도로 유성나들목에서 현충원까지 이동하는 불과 4㎞의 이동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불편을 호소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 환경적, 보안적 측면 등 다방면에서 검토돼야 할 사항이 많고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돼야 하는 등의 문제점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러나 매년 끔찍한 6월이 반복되는데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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