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회장

우리 사회에선 그야말로 복잡한 ‘모자리크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각계각층,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모습과 직업, 성격, 포부로 이 시대를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태초에 인간이란 이름으로 시작돼 이 지구상에 살기 시작한 우리 인류는 영겁의 세월을 거치면서 급변하는 산업기층과 과학문명 속에서 더욱 알 수 없는 미래의 미궁 속을 향해서 살아가고 있다. 불확실성시대의 인류는 오늘도 이 자리에 서서 허겁지겁 뒤 돌아 볼 틈 없이 앞만 보며 살아간다.

자고 일어나면 신문과 방송의 서두에 등장하는 각종 사고 사건들, 어제는 어느 누가 사람을 불태워 죽이고, 부인이 남편을 죽이고, 어제의 이웃이 소중히 모아 부은 곗돈을 갖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고, 한 나라에 대통령을 지낸 위인들이 수 천 억 원을 꿀꺽하고도 아무렇지도 않는 듯 발뺌을 일삼고 있는 일련의 세태들이 반복된다.

우린 이런 사회적, 계층적 모순의 구조 속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뿌리 깊은 죄악들을 보면서 조용히 눈을 감지 않을 수 가 없다. 과연 하늘은 있는가? 또 땅은 있는가? 그리고 네가 존재하고 나 또한 따스한 가슴을 지니고 인간으로써 살아가고 있는가?

하늘은 무엇인가. 우리 인간이 살아가기에 적합하게 햇빛과 별빛, 안개와 비, 눈 그리고 은은한 밤하늘의 달빛 등을 주는, 인간답게 아름다운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집의 우산 같은 곳이 아니던가. 그러면 땅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촉촉한 질감의 이 토양은 우리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자양분과 농산물의 숙성 등을 도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집의 안방 같은 곳이 아닌가.

그리고 너는 누구이고 나는 무엇인가. 한문의 인(人)자가 말해주듯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따스하게 살아가라고 해서 초롱초롱 밝은 눈과 뜨거운 심장 그리고 네 갈래로 예술적 다듬이로 빚은 두 손과 두 발, 이리하여 너와 나는 집안의 기둥이요, 요긴한 가재도구가 아니던가.

집안의 우산과 안온한 안방, 이를 채워주는 기둥과 필요한 가재도구들, 이런 것들로 아기자기하게 필요불가결하게, 알뜰히 채워져 있는 게 우리의 우주요, 인류가 살아가는 지구촌 한가족이 아닐까.

재주와 지혜 뭉치로만 꽉 차 보이는 큰 머리통, 다섯 갈래로 예술적 극치를 보이며 갈라진 발, 손가락, 미끈미끈 쑤욱 빠져 가슴이 저리도록 아름다운 몸, 초롱초롱 은쟁반에 구를 듯 영롱한 은혜의 샘을 가진 까아만 두 눈동자. 이러한 소유의 인간과 인류들이여! 우리 멋지고 맛있는 이 세상을 위해 살맛나는 세상을 외치며 저 푸르른 강산을 향하여 열심히 살아가자. 하늘이 알고, 땅도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아는 사지(四知)양심의 세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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