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바탕 재능 상품화 음악·영상·디자인 등 다양

#. 성우지망생 김세형 씨(27)는 재능마켓을 통해 첫 주문을 성사시켰다. 김 씨는 세 번의 성우공채시험 낙방으로 성우의 길을 포기할까 고민하던 중 재능마켓을 접하게 됐다. 반신반의로 자신의 목소리를 재능마켓에 등록한 김 씨는 며칠 지나지 않아 첫 주문을 받게 됐다. 자신의 재능도 상품이 될 수 있다는 데에 용기를 얻은 김 씨는 재능마켓에서 본격적인 성우 프리랜서로 활동할 계획이다.

재능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까. 최근 전문성을 밑천으로 재능을 상품화해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인 ‘재능마켓’이 화제다. 재능마켓은 여러 분야의 상품화된 재능을 판매하거나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장터다. 재능마켓에선 음악·영상 제작, 디자인, 번역부터 연애 상담, 패션 코디, 게임 코칭 등 이색 분야까지 다양한 재능이 판매되고 있다.

1인 기업 창업 등에 힘입어 온라인 재능마켓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재능마켓 플랫폼은 2011년 스타트업 ‘크몽’을 시작으로 취업포털 사람인이 운영하는 ‘오투잡’, 스타트업 ‘크레벅스’ 등이 생겨나 해마다 100% 이상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재능마켓 크몽에서 5년간 전문지식 및 능력, 서비스를 판매 등록한 이용자는 9만 1094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거래 성사로 수익을 얻은 이용자는 6만 4921명에 달한다. 경쟁업체인 오투잡의 경우 지난해 총 거래 금액이 30억여 원으로 전년 대비 200%나 증가했다. 후발주자인 ‘크레벅스’의 지난해 거래 건수도 2015년보다 196% 성장했다.

재능마켓이 성행하는 이유에는 발품을 팔아 어렵게 일감을 구하지 않아도 재능마켓 플랫폼을 통해 부담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자유로운 근무환경 선택도 이점 중 하나다. 재능판매는 조직에 속하지 않고도 1인기업의 형태와 같은 프리랜서 활동이 가능해 근무지, 근무시간, 근무량 등의 근무환경 선택이 자유롭다. 직장을 다니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투잡도 가능하다. 영상제작 기술을 가진 직장인 구 모 씨는 “아직은 용돈벌이 수준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재능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구매자는 전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양의 재능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창업비용에 부담이 큰 소자본창업자에게 유용한데 로고제작과 같은 디자인의 경우 전문 업체를 거치면 많은 비용의 지출이 불가피하지만 재능마켓을 통하면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SNS마케팅 및 홍보물 제작과 컨설팅·세무·법률 까지 재능마켓 플랫폼을 통해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공유경제가 화두로 떠오른 만큼 재능마켓의 미래도 밝다는 분석이다. 컨설팅 업체 PwC에 따르면 2027년 국내 재능공유 시장 규모는 최대 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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