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경찰청이 필로폰을 국내에 유통시키려 한 국제 마약유통 조직과 주요 판매책 등 수십 명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이번에 압수한 필로폰은 14만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으로 지난 2000년 이후 경찰이 압수한 최대의 양이다. 마약이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러다가 마약청정국의 명성이 옛말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대전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7일 밀반입한 필로폰을 매수해 판매하고 투약한 협의로 국제 마약판매책인 대만 국적의 따 모(53) 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거 과정에서 총 4403.37g의 필로폰(대마 98.41g)을 압수했는데 이는 14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무려 140억 원 상당이다.

따 씨가 속한 집단은 필리핀을 근거지로 하는 국제 마약유통 조직으로 외국인을 수취인으로 해 국제특급우편으로 필로폰을 보내고 국제 및 국내 판매책인 따 씨가 이를 수령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밀반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처럼 국제우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약의 밀반입과 유통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 2월부터 석 달 동안 마약류 유통사범을 집중 단속을 실시해 총 2064명을 검거하고 이 중 674명을 구속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단속인원 1956명 보다 5.5%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인터넷이나 SNS를 이용한 마약 거래가 증가가 두드러졌다. 올해 인터넷과 SNS 이용 사범은 381명으로 지난해 327명에 비해 16.5%나 증가했다. 게다가 필로폰의 경우 과거 중국 등 동남아 국가로부터 유입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미국에서 밀반입되는 사례가 늘었다. 또 추적이 어려운 다크넷(인터넷 불법 암시장)을 이용해 대마초 등이 유통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마약 유통과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보다 엄격하게 단속을 해오고 있다. 그래서 마약에서 만큼은 청정국이라는 명성을 들어왔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서는 마약청정국의 지위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약의 국내 유입이 인터넷이나 SNS 등으로 다양하고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에는 마약 투약자들이 무직이나 유흥업소 종사자들 위주였지만 이제는 회사원이나 가정주부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마약 단속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이번에 대전지방경찰청이 대규모 국제마약조직을 검거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이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대전은 사통팔달 교통이 발달한 지역으로 마약 유통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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