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의 마약이 대전경찰의 수사 끝에 압수됐다. 마약사범으로 검거된 외국인 남성이 소지하고 있던 마약은 무려 14만 명이 동시투약 할 수 있는 양으로, 경찰의 신속한 검거가 아니었다면 자칫 방대한 마약이 시중에 유통·확산될 뻔 했다. 국제 마약유통조직의 손을 거친 마약이 국제특송우편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 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우편물 검사’의 취약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전경찰, 14만 명 동시투약 분량 마약 압수

대전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7일 국제 마약유통조직이 국내에 밀반입한 필로폰을 매수해 판매한 대만 국적의 국제마약판매책 A 씨와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한 마약류사범 54명을 검거해 이중 16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마약 유통 조직원이 국내로 밀반입한 필로폰을 유통하려 한 혐의다. A 씨는 국내에서 지명수배 된 상태에서 마약판로가 막히자 새로운 판매선 구축과 밀항자금 마련을 위해 나섰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검거한 A 씨에게서 필로폰 4173.06g 압수했는데, 압수된 필로폰은 2000년대 이후 경찰이 압수한 가장 많은 양이며 14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늘어나는 마약 사범, 국제우편 이용해 마약 국내 확산

마약사범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마약사범은 5595명, 지난 2015년 7302명, 지난해는 8853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마약사범은 2048명으로 지난해 동기간대비 5.4%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마약사범의 증가세 속에서 호기심에 마약에 손댔다 범법자 신세가 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최근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대전경찰에 검거된 이들 중에는 유명 타투이스트와 어린이집 교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잇따르는 마약사범에 그동안 ‘마약안전지대’로 분류되던 국가 위상도 흔들거리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제조된 후 국제우편을 이용해 대량의 마약을 유통시키는 범죄에 대한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대량의 마약이 국내로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대전에서 검거된 A 씨 등 일당도 국제특송우편을 이용해 마약을 반입시키며 관계당국의 눈을 따돌리려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계당국 마약 확산 막기 위해 총력

관세청은 국제우편 등에 대해 전량 X선 검사를 실시하고 탐지견 등으로 수색도 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물량 속 검사에 잡히지 않는 마약이 있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관세청 국제조사과 관계자는 “국제특송 우편 등을 통해 마약을 들여오다 적발되는 건수가 늘고 있다. 전량 X선 검사를 하고 있지만 물량은 늘고 있지만 인력과 검사장비가 부족해 확충이 필요하다”며 “경·검찰, 정보기관 등과 연계해 국내로 들어오는 마약 적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경찰 등 관계기관은 마약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단속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SNS 등을 통해 마약류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마약류 사범에 대한 강력한 단속활동을 펼쳐 마약류 확산 분위기를 차단하고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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