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운 신용보증기금 충청영업본부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973년 미국 뉴욕 메츠의 감독이었던 요기 베라가 시즌 중반까지 꼴지를 달리고 있을 때 한 기자가 요기 베라에게 “시즌이 끝난 건가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간결하지만 단호한 희망의 표현이다. 이 후 이 말은 스포츠경기 중개방송에서 단골처럼 사용되는 말이 됐고 야구에서 9회말 역전홈런을 기대하면서, 혹은 농구에서 한 점 차로 지고 있으나 몇 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이나 선수, 팬들의 간절한 심정을 담는 말이 됐다. 이 말은 비단 스포츠 게임뿐만 아니라 사람의 일생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사람은 누구나 기쁨과 즐거움도 많지만 그 뒤에 슬픔과 절망의 순간들도 함께 온다. 이런 슬픔과 절망의 순간을 이겨내는 힘은 바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희망을 품기 때문이다.

기업가에게 그가 창업한 기업체는 분신과도 같다. 기업가는 사업을 구상하여 실현하는 과정에서도 수도 없는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다. 때로는 제품과 상품을 거래처나 소비자에게 판매하지도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어떤 기업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것은 거의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고 이후 매출확대를 위해 전력 질주한다. 하지만 과연 기업들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 고생 끝에 행복을 맞이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기업은 조물주인 기업가의 희망대로 자라주지 않는다. 기업가는 판매대금을 회수할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기업가에게 가장 절망적인 순간은 온 힘을 다해 납품이나 판매를 했는데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기 때문이다. 즉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을 방지하고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출채권보험 시장조성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일반 보험사업은 보험료를 받아 보험금을 지급하고 인건비, 경비를 충당하고 이익까지 남기는 구조다. 하지만 현재 매출채권보험은 보험료로 모든 비용을 다 충당하지 못한다. 그만큼 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에게 혜택이 큰 구조이다. 보험 혜택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부로부터 매출채권보험을 위임받아 운용하는 신용보증기금의 보험가입 고객은 최근 5년 동안 급증했다. 보험을 가입한 많은 기업은 가입하지 않은 기업보다 부실율이 휠씬 적다. 보험을 가입한 기업의 생존이 기업가도 종업원도 거래처도 다 보호받은 경우이다.

기업가는 외상으로 납품한 매출채권이 회수될 때까지 마음 편히 살기 위해 매출채권보험이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분신과도 같은 기업체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매출채권보험은 앞으로 경영에 있어서 선택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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