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여야 함께한 5·18

▲ 안희정 충남지사가 5·18 민주화운동 제37주년 기념일인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5·18 묘역에서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손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릅니다. 함께 갑시다!

새로운 나라, 더 좋은 민주주의!’

안희정 충남지사는 5·18 민주화운동 제37주년 기념일을 맞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齊唱)이 이뤄진 데 대해 “진보·보수를 떠나 이게 정상적인 나라”라는 소회를 밝혔다.

안 지사는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념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것과 관련, “아주 감격스러웠고, 눈물이 났다. 프랑스 시민혁명 기념일이 있듯이 우리도 민주주의와 주권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의 역사를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기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이 5·18 기념일이 정상화된 역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그런 날이었으면 한다. 그래서 정말 행복하고 기쁘다. 대학교 때 생각도 나서 눈물도 나고…”라고 말했다.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했고,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며 보수 정권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행사 분위기가 진보 진영으로의 정권 교체를 실감케 했다.

정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권 첫 해인 2008년 기념식까지만 해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지만, 2009년부터 합창단이 부르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12일 “제창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이번 기념식에는 다시 여야 정치인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노래를 불렀다.

범보수 정당들 사이에선 대조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 의장은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지만,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제창에 참여한 것이다.

정 대표 권한대행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창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항이라고 생각해 부르지 않았다. 국민적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라고 발언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제서야 제대로 된 5·18 기념식이 된 것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할 때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박수를 보냈고, 기념사가 끝났을 때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 통합과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대전에서도 5·18 민중항쟁 기념 대전·충남 행사위원회 주관으로 시청 세미나실에서 ‘촛불을 잇는 오월, 다시 타오르는 민주주의’를 슬로건으로 37주년 대전·충청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대전·충청 5·18 민주유공자회,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대전민중의힘, 대전시민단체연대회의, 대전·세종·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등이 함께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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