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대
<서울주재>
변웅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영(令)이 안서는 모양새다.

선진당은 지난 17일 국회 의원총회에서는 4기 신임 원내대표로 김낙성 최고위원(충남 당진)을 선출했다. 미리 공지된 의총에는 변 대표를 비롯해 류근찬·이진삼 최고위원, 권선택 원내대표, 박선영 정책위의장, 김창수 사무총장, 임영호 대변인 등 7명 만의 의원이 참석해 과반수 출석을 넘기지 못했다. 임시국회가 개회되고 있는 시점임에도 과반수를 넘기지 못해 일단 간담회로 시작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간담회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권선택 원내대표가 “구두 위임이라도 받아야 한다”고 운을 띄웠고, 이후 변 대표가 간담회장을 나와 직접 전화를 걸어 위임 절차를 거치는 형태를 보였다. 권 원내대표가 변 대표에게 지시하는 형식이 된 것이다.

변 대표는 신임 원내대표를 가결하기 위해 불참한 두 명의 의원과 통화한 뒤 독백하듯이 “의원들에게 위임을 받았다”며 간담회장으로 들어가 다시 의총 형식을 취했다. 이회창 전 대표의 사퇴로 대표직을 승계받은 직후 “나의 색깔을 내겠다”던 당당한 목소리가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변 대표의 ‘자기 색깔내기’가 대표직 승계 두달 여를 지나면서 정체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에선 ‘철학 부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단적인 예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반대’를 주장한 선진당은 지난 15일 타 야당들과 ‘사법개혁 사수를 위한 야5당 결의대회’(지난 17일자)에 참석, ‘중수부 폐지’에 찬성하는 듯한 ‘갈지자’ 행보를 보여 당 내에서도 논란을 유발시켰다.

이와 함께, 당 내 일각에서는 변 대표에 대해 노골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당 쇄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의원들은 변 대표가 “대표직만을 즐기고 있다”, “당 운영을 명랑운동회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변 대표가 리더십을 찾고 흩어진 당 분위기를 정비해 당 쇄신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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