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청(유림공원)~가수원동 : 갑천누리길 일부

'썸 타는' 오월.  여름인듯 봄인듯. 
낮엔 볕이 만만치 않네요. 조금 덥지만,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달리는 갑천변 데이트 라이딩을 추천합니다.

오늘 이야기 하는 갑천은,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엑스포다리 주변 월평동/만년동 갑천이 아닌 갑천친수구역, 도안호수공원 예정지 주변의 갑천(갑천누리길)입니다. 추천 기본코스는 유성구청~가수원동입니다. 포털에 물어보니 7.86km, 쉼없이 달리면 31분에 가능한 거리입니다.

 

 

자전거를 즐기시는 분들은 자주 타는 코스의 일부죠. 푸른 갑천의 풍경과 물새들, 산새들의 지저귐이 동행하는 아름다운 코스입니다. 대부분이 자전거전용도로이고 평지여서 자전거초보인 분들도, 아이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한번에 달리면 30여 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중간에 유유자적 쉬면서 즐기기에 좋은 곳을 소개합니다. 특히 타슈 라이딩의 필수인 타슈스테이션(타슈대여소) 위치를 확인한 뒤 적절히 대여/반납을 하면 기본요금인 500원으로 서너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1. 출발, 유성구청/유림공원

유성구청 앞(길 건너 버스정류소 옆) 타슈스테이션에서 여정을 시작합니다. 
유성천 다리를 건너 유림공원으로 가면 얼마 전 타계한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의 거룩한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유림공원은 故 이인구 회장이 정재를 들여 2009년 6월에 문을 연, 이제는 대전의 명소가 된 곳이죠. 시원한 공간과 울창한 나무들을 보면 지역의 거목인 이 회장이 일궈놓은 큰 그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갑천과 유성천이 만나는 지점 바로 앞에 있는 전망대에 살짝 오르면 시원한 갑천 바람을 품습니다.

 

 

#2. 갑천 따라 남쪽으로

유림공원에서 데크를 따라 갑천변으로 내려와 본격적인 갑천누리길 라이딩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달리면 도안신도시 아파트들의 위용이 눈에 들어옵니다. 

만년교와 계룡대교 가까이 있는 두 다리 아래를 통과하면 한적한 갑천변을 만납니다.

 

 

여기부터는 당신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타고 온 자전거전용도로를 따라 가수원방향으로 그대로 쭉 갈 것인가, 아니면 자전거도로를 잠시 벗어나 갑천의 진수를 느끼는 유유자적 라이딩을 할 것인가.

물론 저는 그대로 직진하기보다 갑천의 품을 충분히 느끼는 유유자적 라이딩을 강추합니다. 오늘 코스의 보석 같은 곳이죠.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왔다면 이 곳에서 많은 '포토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 물론 포토존이라고 표지판으로 명시해 놓은 곳은 없습니다 ^^)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곳에서 가장 가까운 타슈스테이션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두는 것입니다.  계룡대교를 막 지나면 갑천변에 인접한 아파트단지(레이크힐)가 보입니다. 그 아파트단지 정문 쪽에, 멀지 않은 곳에 스테이션이 있습니다.


 

 

#3. 갑천유람 하실까요

 

자동차소리 거의 없는 천변엔 물소리와 새소리, 풀벌레소리만 들립니다. 

갑천 물 건너편 도솔산 월평공원의 향긋한 산 내음이 바람을 타고 전해오고요, 나무들이 주는 신록샤워에 젖다보면 수시로 보이는 왜가리들의 날갯짓이 라이딩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줍니다.

수풀 사이 데크 따라 페달 밟으며 갑천을 즐깁니다.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해도 좋고요, 갑천 돌다리 건너 월평공원 숲길을 잠시 다녀와도 좋습니다.

그리고 산책로에서 고라니와 꿩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숨어있다가 갑자기 후다닥 뛰어가기도(날아가기도) 하니까 '깜짝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놀라지는 마세요. 우리보다 그 녀석들이 많이 놀라 뛰어갑니다.

고라니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갑천이 가진 가치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 다시 가수원동을 향해서 가야할 시간입니다. 만약 목적지가 가수원동이라면 이 시점에서 타슈를 한 번 쉬게(반납/재대여) 해줘도 좋습니다.

갑천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 대여시간 1시간 이내에 인근에 있는 타슈스테이션(양우내안애 레이크힐)에 반납하고, '일일재대여' 한 후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도안호수공원이 들어설 자리

다시 갑천누리길 자전거도로에 오릅니다. 시원하게 뻗은 둑방 위 자전거도로는 신나게 달리고픈 욕구를 만듭니다.

왼쪽엔 도솔산과 갑천, 갑천변의 우아한 자태가 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엔 도안호수공원(갑천친수구역) 조성 준비작업이 한창입니다. 포클레인 등 중장비 차들이 많이 보입니다. 터 다지기 작업인 곳도 있고, 비닐하우스를 정리 중인 곳도 보입니다.

 

 

갑천친수구역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요, 도안호수공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왼쪽은 도솔산과 갑천, 오른쪽은 공사 중인 갑천친수구역, 그리고 그 경계인 갑천누리길을 달리면서 이 곳의 훗날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갑천의 자연생태지역은 잘 보호보전해서 먼 훗날에도 대전의 허파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5. 정림보 앞에 이르면

정림보가 보이면 목적지인 가수원동에 다 왔다는 얘깁니다. 조금만 더 가면 가수원우체국 타슈스테이션을 찾을 수 있습니다.

30여 분이면 올 거리를 여기저기 기웃기웃 유람했더니 1시간 20분이 넘었군요. 그리 길지 않은 거리지만, 타슈스테이션을 충분히 활용하며 여유롭게 라이딩하면 최고의 데이트코스가 될 것입니다.

 

#6.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돌아오는 길, 갑천과 도안호수공원 예정지를 보며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정희성 詩 저문 강에 삽을 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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