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서거 8주기 추모문화제 참석해 ‘포스트 문재인’ 부각 눈길

안희정 충남지사(오른쪽)가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 문화제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왼쪽부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 문화제에 참석해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열흘을 이처럼 평가하고, 9년 만의 정권교체에 의미를 부여하며 새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소회를 솔직하게 밝히며 자신이 ‘포스트 문재인’임을 부각시켰다.

안 지사는 지난 20일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를 주제로 노무현재단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추모 문화제에서 “문 대통령이 이 시대의 상쾌한 공기처럼 모든 사람에게 더 환한 웃음과 잘될 것이란 기대로 활력을 주는 것 같다. 문재인 시대가 대한민국의 새 시대를 만들 것이란 기대를 크게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당선 확정 직후 기습적으로 뽀뽀를 한 데 대해선 “문 대통령이 그렇게 예뻐 보이더라. 옛날 경쟁 전 우리가 만났을 때처럼 굉장히 예쁘고 좋았다”라고 해명(?)한 뒤 “너무 뜨겁지 않아도 좋으니 너무 빨리 식지는 말아달라”고 성원을 당부했다.

안 지사는 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떠올리며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더 솔직하고 분명하게 했어야 했다. 준비가 부족해 더 정확히 말을 못했고, 상대 후보의 마음이 다칠까 두려움이 있었다. 그 두 가지를 뛰어넘어 용기있게 얘기를 했어야 했다. 많은 공부가 됐던 시간”이라고 회고했다.

아울러 경선 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던 ‘선의’ 발언(지난 2월 부산대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칭하며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겠지만 결국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라고 언급)과 관련, “제가 한 달간 두드려 맞았다. 나중엔 거의 잠도 못 잤다. 지나고 보면 사실 두들겨 맞을 말은 아니었다”라고 억울함(?)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직업 정치인이 소신이 있어야 한다. 자기가 똥고집 피우는 게 아니라 내가 살아온 역사와 5000만 국민에게 옳은 길이라면 딱 버텨야 한다. 이번 경선을 거치면서 많이 배웠다. 어떻게 아버지·어머니의 회초리를 피해 제 얘기를 잘 전달해야 할지 조금은 배웠다. 다음엔 제가 정말 잘 말씀을 전달하도록 하겠다”라며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경선 결과에 관해서는 “사실 지나고 보니 다 정해져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괜히 그 자빠뜨리지 못할 대들보 기둥을 붙잡고 용쓴다고 허리만 아프고 욕만 바가지로 먹었다. 2012년 문 후보로 대선에서 아깝게 지고,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대세론’으로 표현됐던 국민의 큰 여론이 있었는데, ‘내가 한 번 뛰어볼게’ 하고 나갔다가 된통 어려움에 봉착하는 과정이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이번 경선처럼 재밌고 깔끔하게 한 경선은 없었다. 모든 것이 여러분이 만들어낸 결과다. 누군가가 더 나갈 때 여러분은 우리를 꾸짖어 주셨고, 더 오버하지 못하게 어떤 틀에 우리를 가뒀다”라고 평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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