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떠나는 김성근 감독 "아쉬운 마음 가득하다"…박종훈 단장과 충돌이 원인?

 김성근(75·한화 이글스) 감독은 "팀을 떠난다는 소식이 알려지는 시점까지도 아쉽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는 23일 오후 "김성근 감독이 구단에 사의를 표했다. 구단은 현재 감독의 사의 표명에 대한 수용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김 감독은 '발표 시점과 절차'를 아쉬워했다.

그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구단 관계자에게 연락을 받지 못했는데 기사를 본 지인에게 연락을 받고 (경질됐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별할 때도 예의를 지키면 좋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 감독은 구단이 '김성근 감독 사임'을 발표한 뒤에야 관계자와 만났다.

이 사이 구단은 코치 미팅을 열고 이상군 투수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정했다.

전조는 있었다. 김성근 감독도 "곧 한화를 떠나는 상황이 올 것 같았다"고 했다.

수없이 이견을 보였던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이 또 같은 이유로 충돌했다.

김 감독은 2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이 끝난 뒤 선수 몇 명과 훈련을 하려고 했다. 이에 박 단장은 반대 의견을 강하게 드러내며 직원을 통해 김 감독에의 의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1군 훈련도 마음대로 지휘할 수 없는 감독을 계속해야 하는가"라고 불만을 표하며 21일은 물론 22일 훈련까지도 취소했다. 한화가 '사의 표명'으로 해석한 부분이다.

사실 김 감독은 "여러 차례 팀을 떠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고 했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보도자료에 '김성근 감독은 1군 사령탑 역할에 집중하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김 감독의 '권한 축소'를 시사한 부분이다.

김 감독은 "그때 이미 사표를 가슴에 품고 구단 수뇌부와 면담을 했다. 그런데 이대로 물러나는 건, 나를 감독으로 선임한 그룹이나 나를 따라 준 코치와 선수들과의 의리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유를 불문하고 팀이 어려울 때 떠나게 돼 팬분과 선수단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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