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硏 등 참여…섭입 전 탈수작용·천부대지진 연계성 규명
국제공동연구진이 천부대지진의 발생 원인을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한 연구성과를 도출해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송인선 박사 등이 참여한 12개국 33명으로 구성된 IODP Expedition 362 승선 연구단은 수마트라에서 발생한 대지진이 섭입 전의 해저지층에 존재하는 규산염광물의 탈수작용과 관련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 5월 26일 자에 게재됐다.
섭입은 하나의 암석권 판이 다른 판 밑으로 내려가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큰 지진은 퇴적물의 온도와 압력이 높아지는 섭입단층대의 심부에서 발생하는데 수마트라 대지진은 섭입단층대의 천부지층(해저면의 최상층)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발생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양상이다.
연구단은 섭입단층대로부터 255㎞ 떨어진 인도양 해저를 최대 1.5㎞를 시추(지각 속에 구멍을 뚫는 일)하고 암석시료와 검층자료를 확보해 연구했다. 이 지역의 해양퇴적물은 인도-호주해양판의 움직임에 따라 동북쪽으로 255㎞를 더 이동한 후 버마-순다판 아래로 섭입하기 때문에 섭입 전 퇴적물로 분류된다.
연구단은 해양 시추를 통해 코어샘플과 시추공물리검층 자료를 확보했다. 시추 결과, 퇴적층은 석회질 혹은 규산염질의 침전물로 이뤄진 원양퇴적층과 이를 감싸는 히말라야산맥 기원의 퇴적층으로 구성됐음이 확인됐다.
연구단은 섭입 이전에 해저퇴적물이 이동하며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광물조성과 물리화학적 성질, 압출된 지층수의 화학성분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원양퇴적물에서 화산 및 유기물 기원의 비정질 규소가 20% 이상 함유돼 있는 것을 확인했고 지층수의 화학분석 결과에선 염소농도가 깊이에 따라 서서히 높아지다가 1.3㎞ 부근에서 갑자기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단은 1.3㎞의 깊이가 원양퇴적층 상부에 해당하며 니코바선상지 퇴적층이 형성됨에 따라 온도·압력이 상승해 비정질 규산염암의 탈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담수의 공급이 지층수의 염소농도를 희석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층수의 지속적인 공급으로 지층수압은 섭입 전까지 계속 증가하며 유효응력조건이 강화된 암석의 파괴 임계점에 가까워져 섭입 직후 섭입단층대와 만나면서 천부지진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박사는 “이번 연구가 지질재해 등 자연재해의 예측연구와 같은 지구과학 분야에 다양하게 응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