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김영사

인간은 왜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동물이 되었나.

7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을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다. 이후 몇만 년에 걸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들은 신이 되려는 참이다. 하지만 우리가 세상의 고통량을 줄였을까. (신이 된 동물, 587쪽)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났다. 2002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 역사에 정의는 존재하는지, 역사가 전개됨에 따라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더 행복해졌는지 등 거시적인 안목으로 역사를 보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연구는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전세계에 전파되고 있으며, 그의 책 '사피엔스'는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등 세계 각국 30개 언어로 출간되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은 인류 즉 사피엔스에 대한 '빅 히스토리'다. 거기엔 생물학, 고고학, 물리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을 근거 삼아 인류에 대해 들여다보고,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전망한다. 

크게 들여다보면 우리 종의 역사는 세 가지 혁명 즉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으로 진행됐는데, 우리가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국가, 인권, 화폐, 제국, 종교, 자본주의도 이야기가 창조한 상상의 질서이며 그는 앞으로 과학혁명의 후속편인 생명공학 혁명이 결국 다다르는 곳이 '길가메시 프로젝트'('길가메시': 죽음을 없애버리려 했던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영웅)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사피엔스가 놀라울 정도로 잘하는 영역이 있는가 하면, 잘못한 영역도 있다고 말했다. 
"인간은 새로운 힘을 얻는 데는 극단적으로 유능하지만, 이 같은 힘을 더 큰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매우 미숙하다."

이 책이 의미있는 이유는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어 인류와 그 역사를 새롭게 정의한다는 데 있다. 저자의 주장은 굉장히 설득력이 있고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어쨌거나 답은 우리에게 있다. 

인류는 어디로 가는가. 불행한 생명연장의 길을 갈 것인가. 행복을 찾는 여정을 떠날 것인가. 우리는 멸종할 것인지, 더 나은 진보를 이룩할 것인지,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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