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맛은 기본이고 그걸 뛰어넘는 공간의 미학이 있어야 합니다. 강릉에 테라로사 뮤지엄을 짓는 것도 공간 자체를 예술로 만들고 싶어서입니다."

과거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인 부산시 수영구 F1963 건물에 11번째 테라로사 매장을 낸 김용덕(56) ㈜학산 대표는 매장이 정식으로 문을 열기전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커피숍 '테라로사'를 운영하는 김 대표는 2002년 강릉에 첫 매장을 낸 지 14년 만에 매장을 11개로 늘리며 회사를 국내에서 손꼽히는 커피 브랜드로 키워낸 인물이다.

첫 매장을 냈을 때만 해도 5명에 불과하던 직원은 현재 170여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고향인 강릉에서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후원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손잡고 테라로사 커피공장에서 연주회를 여는가 하면 박물관 공간 일부는 미술 전시용으로 할애해 초대전 등을 열었다.

김 대표는 "카페는 커피 맛은 기본이고 공간의 미학도 있어야 한다. 가게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들고, 이들이 찾아오게끔 해야 한다. 그래서 인테리어에 특별히 공을 들이고 예술 행사도 여는 것이다. 테라로사 뮤지엄을 짓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우리 매장 자체가 예술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F1963 내 매장 한쪽의 금속 와이어 설치물을 가리키며 "매장 자리가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이라는 점에 착안, 젊은 작가를 초빙해 공간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작품을 설치한 것"이라며 "어떻게 해야 공간이 예술이 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고 힘줘 말했다.

부산 수영구 소재 복합문화공간인 F1963에 11번째 테라로사 매장을 낸 김용덕 대표.

김 대표는 테라로사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프랑스 파리 진출 계획을 세우고 현지 파트너사를 물색 중이다.

그는 "유럽의 중심지인 파리에 매장을 내고 싶어서 10년 전부터 파리 골목골목 온갖 커피가게를 다 다니고 있다"며 "요식업은 일정 수준에 올라서면 입지가 탄탄해진다. 해외 진출은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커피시장이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반박했다.

일본의 인구 대비 커피 소비량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커피시장은 아직도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일본 인구가 1억2천500만명인데 연간 커피 40만∼45만t을 소비한다. 우리는 아직 12만t 정도인데 인구를 생각하면 10만t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북유럽에서는 하루 평균 커피 7∼8잔을 마십니다. 눈뜨면 커피부터 찾는 시대가 돼야 비로소 커피시장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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