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사육농가의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축산물생산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육계(닭고기) 한 마리당 순수익은 21원이다. 1년 전보다 46원(68.9%)이나 감소한 수준이다. 2014년 순수익(112원)과 비교하면 20%에도 못 미친다. 간신히 적자만 면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생산비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가격이 인하됐음에도 수익성이 내려간다는 점이다. 지난해 육계 사료가격(농협·조합·일반사료 평균)은 1년 전에 비해 33원(6.5%) 떨어진 479원으로 조사됐고 이에 따라 육계 ㎏당 생산비는 전년보다 34원(2.6%) 줄어든 1244원을 기록했다. 닭을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줄면 이익은 더 커지기 마련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도매가 하락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육계 도매가격은 ㎏당 2864원으로 전년(2938원) 대비 74원(2.5%) 감소했다. 도매가 하락의 원인은 닭 공급이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사상 최악의 AI 여파로 닭 공급 여력이 줄면서 도매가도 급등세를 보였지만 사육 개체 수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수익성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계란의 순수익도 2년 연속 떨어졌다. 지난해 산란계 마리당 순수익은 전년보다 548원(23.2%) 감소한 1815원이다. 2014년 4147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산란계 역시 육계와 마찬가지로 사료가격이 하락해 생산비가 줄었지만 수익성은 나아지지 않았다.

비육돈(돼지고기)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비육돈 한 마리당 순수익은 전년보다 1만 5000원(15.9%) 감소한 8만 2000원이다.

소 사육농가만이 유일하게 웃을 수 있었다. 지난해 한우비육우(소고기) 생산비(100㎏)는 송아지가격 상승에 따른 가축비 증가로 전년보다 5만 3000원(5.6%) 증가한 99만 6000원이다. 하지만 한우가격 상승에 따라 한우비육우 마리당 순수익은 98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213% 증가했다. 정부의 번식 감축 정책으로 인해 수급이 안정화됐다는 분석이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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