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한일고등학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두 팔을 걷어붙이고 모내기 봉사활동에 나서 주위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한일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상기온으로 가뭄이 심각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농촌 고령화로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족한 농촌일손 돕기에 나섰다.

이들 100여 명은 지난 27일 아침 일찍부터 학교 인근의 어물리를 찾아 모내기를 도왔다. 거머리 퇴치를 위해 축구용 양말로 중무장한 학생들을 비롯해 일명 ‘몸빼’와 모자를 맞추어 입고 참석한 이들은 구령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차근차근 모를 심어나갔다.

한 학생은 “모를 심는 동안 어른들의 옛 추억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돼 모 심는 동안의 어려움과 피로를 잊게 했고,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고 모처럼 흙을 밟으며 하는 힘든 노동은 그동안의 학업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땀을 흘리고 난 뒤의 스치는 바람은 꿀 같이 시원하게 느껴졌고, 허리한번 젖히며 바라보는 푸른 하늘은 다른 때와 사뭇 달라 보여 힘든 줄 몰랐다”면서 “모내기가 끝나고 어물리 부녀회와 엄마들이 준비한 점심은 꿀맛이었다. 농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취나물, 고사리 등의 친환경 농작물들과 시원한 수박은 피로를 말끔히 풀어주었다”고 말했다.

모내기 체험이 끝난 뒤 떡 메치기와 전통놀이가 이어졌고, 풍악대의 신명나는 소리가 흥을 돋우면서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은 한데 어우러지며 화합의 장을 이뤘다.

한편, 한일고는 6년 전인 지난 2012년 정안면 어물리 마을(이장 최상규)과 자매결연을 맺고 전통방식의 손모내기와 벼 베기 등의 농촌체험활동을 진행, 농촌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동시에 농촌과 화합하고 상생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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