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놀고 배우며 더불어 함께 자란다

▲ 대흥동청소년문화의집 꿈꾸는유별난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금강수목원에서 두꺼비알채집을 하고 있다. 청소년문화의집 제공

책가방을 등에 메고 걸어들어오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인사와 함께 먼저 온 친구들을 향해 다가가는 모습에 웃음꽃이 핀다. 표정을 넘어 마음으로 웃는 모습. ‘친구’란 단어 앞에 나와 다른 무언가를 나타내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 공간, 친구 그 자체의 개념이 통용되는 공간이 있다. 대전 중구의 유일한 청소년 수련시설인 YWCA대흥동청소년문화의집이 바로 그곳이다. 대흥동청소년문화의집에선 청소년들의 자치와 참여를 바탕으로 한 문화예술활동과 동아리 활동 지원, 청소년 자기 계발 및 대안교육, 학교 및 지역사회와 네트워크의 장이며 다양한 세대가 함께 소통한다. ‘청소년이 미래다’란 슬로건 아래 생명사랑·평화·정의를 함께 실천하는 청소년 공동체를 핵심가치로 두며 생활권 수련시설로서의 기능 강화를 위한 시설 운영의 내실화를 꾀한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청소년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오후가 되면 청소년문화의집에 모인 아이들은 시간을 정해놓고 각자 여가생활을 즐긴다. 게임을 하기도 하고 담화를 나누며 책을 읽으며 오후 3시 30분을 기다린다. 소외계층 청소년을 위한 방과후아카데미 수업을 받기 위해서다. 센스·레인보우반으로 구분된 방과후학교에선 영어, 수학 주요과과 몰입수업 및 자기주도학습을 비롯해 창의미술, 놀이치료, 뮤지컬, 클라이밍 등 활동을 펼친다. 또 직업·숲·가족체험활동 등 특성화된 주말체험활동을 운영한다. 중간에 저녁급식 제공과 안전한 등하원 차량 운영으로 아이들에겐 제2의 집이자 학교로 불린다. 대흥초등학교 장윤희 양은 “1년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기존에 알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 신났다. 또 글로만 배우는 수업과 더불어 체험활동이 많아 문화의집을 오는 것이 좋다”며 “특히 오빠, 언니, 그리고 친구들과 선생님이 다 같이 하루를 보내는 숲 캠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평소보다 더 많은 얘기를 하기도 하고 여러 프로그램 체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회했다. 더불어 문화의집은 올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배우고 체험하는 씽크머니 금융교육은 미래 금융생활을 위한 진로탐색과 합리적인 소비와 지출 체험을 통해 올바른 금융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기업가 정신을 실천한 사람들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회사를 만들고 회사에 필요한 사람들을 알아본다. 만든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홍보 전략을 계획하고 모의은행 놀이를 해보는 등 상담 및 교육으로 이뤄졌다. 학교 동아리 운영은 현재 대성여중 넥스트(레크리에이션)와 대전여중 틴에이져(댄스), 키다리학교 운영 등으로 구성, 해당 학교 동아리 시간에 문화의집을 찾아 시설이 잘 갖춰진 공간에서 연습을 펼치는 식이다. 이들은 연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문화의집이 진행하는 와락페스티벌 무대를 장식하기도 한다.

오숙현 관장은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신경써서 지도하는 것은 인사다. 소극적이거나 자신감이 없던 아이들은 어느샌가 외부 행사를 나가서도 높은 자존감을 보이며 밝게 인사하는,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며 “또 지역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진로체험을 경험하고 꿈꾼다. 무엇이든 알고 접해야 보다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그린 꿈이 구체화되면 이와 관련된 대학 탐방을 하는 등 진로에 대한 스케치부터 채색까지 가능하게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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