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가 4대강 수질 오염 저감을 위해 내달부터 금강 공주보를 비롯한 6개 보(洑)를 우선적으로 상시 개방하기로 한 가운데 환경단체가 16개 보의 전면 개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29일 세종청사에서 국무조정실·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국토교통부·국민안전처 5개 부처 합동 브리핑을 갖고 6월 1일 오후 2시를 기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를 상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4대강 보가 최근 갈수록 악화되는 녹조 발생 등 수질 악화의 주요인으로 지적됨에 따라 녹조 정도가 심하고, 수자원 이용에 영향이 적은 6개 보를 우선 하절기 이전에 개방하도록 결정했다. 16개 보 전체를 개방하지 않는 것은 이미 보 건설 후 5년이 경과한 만큼 그동안 생태계 등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고려해 자연성 회복 자체도 종합적이고 신중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 6개 보 개방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16개 보 전면 개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정부 대책안은 양수 제약수위까지 0.2~1.25m 수위를 낮추는 것으로, 소극적인 방류수위 저하로는 수질 개선이 어려운 만큼 4대강 전체 보 개방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2일 국무조정실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통합물관리 상황반’을 설치, 6개 보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벌이고 인근 주민과 지자체 의견도 수렴해 농업용수 공급, 수변시설 이용 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6개 보의 개방 수준을 결정했다.

또 지자체·시민단체 등을 참여시켜 보 개방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개방 효과를 조사하고 문제 발생을 예방할 계획으로, 모내기철임을 감안해 6월에는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는 수위(1단계)까지 개방할 방침이다. 이 수준은 농업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고, 수변시설 이용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수생태계와 농업용수 사용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수위를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금강 세종보·백제보 등 나머지 10개 보에 대해선 생태계 상황, 수자원 확보, 보 안전성 등을 검토하고, 양수장 시설 개선 등을 거쳐 개방 수준과 방법을 단계별로 확정하기로 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