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하는 천재 피아니스트의 격정적인 인생을 그린 클래식 음악영화의 명작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음악영화 <샤인>과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 악명 높은 폭군스승을 만나 광기를 폭발 시키는 21세기 음악영화의 대표작 <위플래쉬>는 클래식과 재즈, 서로 장르는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자신을 바쳐가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천재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관객들을 스크린에 집중시키며 몰입하게 만드는 소름 돋는 연주, 천재 아티스트들이 불태우는 극한의 예술혼이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관객들을 기립하게 만드는 두 영화는 각각 20세기, 21세기를 대표하는 완벽한 음악영화라 칭해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두 영화를 이끈 주연배우 <샤인>의 ‘제프리 러쉬’와 <위플래쉬>의 ‘마일즈 텔러’ 는 연기력은 물론이거니와 고도의 예술적 테크닉이 요구되는 천재 아티스트의 삶을 연기했던 만큼 역할을 소화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쏟아내야 했고, 결국 두 사람 모두 자신이 맡은 모든 연주를 대역 없이 직접 연주하는 놀라운 투혼을 보여주었다. 

<샤인>의 제프리 러쉬는 천재 피아니스트 역할을 위해 14세에 그만두었던 피아노를 당시 마흔이 넘은 나이에 다시 시작해 약 8개월간의 혹독한 밤샘 연습을 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왕벌의 비행’, ‘헝가리 광시곡 2번’, ‘영광’ 등 영화 속 피아노 연주씬 모두를 최고의 명장면으로 탄생시켰고 <위플래쉬>의 마일즈 텔러 역시 일주일에 3일, 하루 4시간씩 연습하며 드럼 스틱과 세트에 피가 묻어날 정도로 격렬한 준비과정을 겪으며 레전드 음악영화 탄생을 이끌었다.

두 영화 모두 시대를 대표하는 세기의 음악영화인 동시에 아버지와 스승이라는 자신을 짓누르는 거대한 존재를 뛰어넘는 과정을 그린 훌륭한 성장영화이기도 하다. 엄격한 유대인 집안의 지독히도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음악을 시작한 <샤인>의 천재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과 온갖 폭언과 학대를 일삼으며 좌절과 성취를 동시에 안겨주는 스승을 만나 천재가 되길 갈망하는 <위플래쉬>의 ‘앤드류’라는 어린 아티스트들은 폭력과 강압적인 존재로부터 저항이 분출되며 억제되어 있던 광기를 폭발시키며 감동의 성장기를 그려나간다.

또한 <샤인>,<위플래쉬>에서 보여지는 흥미로운 공통적인 발자취가 있다. 바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독립영화 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되고 그 해 아카데미 주요부문 노미네이트되며 수상까지 거머쥔 누구도 예상 못한 보석 같은 작품이었다는 것. <샤인>의 감독 스콧 힉스, <위플래쉬>의 감독 다미엔 차젤레 모두 개봉 당시 알려지지 않은 신인급 감독들이었고 주연배우들 역시 할리우드에선 생소한 무명에 가까운 배우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범상치 않은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영화에 평단과 관객이 열광했고 여기에 세계적인 흥행열풍을 불러일으킨 <샤인>이 만든 명작의 공식 그대로 재현된 <위플래쉬>의 흥행열풍은 우연이라고 하기엔 매우 흡사한 닮은꼴 행보이다. 또한 영화만큼이나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OST 역시 관객의 뇌리 속에 깊이 각인되며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는 점도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율과 감동을 선사할 최고의 음악영화 <샤인>은 6월 15일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으로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주홍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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