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수 대전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노인 인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노인학대가 최근 새로운 사회문제로 조명받고 있다. 노인학대는 가해자가 친족인 경우가 많아 재발의 위험성이 매우 높고 피해자가 자기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없는 경우도 상당수로 많은 어르신들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노인학대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필자가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경험한 바로는 다수의 학대피해자가 가정일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으로 112에 신고하는 등 외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을 꺼려 지속적이고 상습적인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자녀가 결혼하여 부모에게서 독립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독립을 하지 못하고 부모의 경제력을 지속적으로 의존함으로써 발생하는 갈등, 노인 부양 부담에 따른 갈등이 학대의 주요 원인이 됐다.

선진국에서는 자녀가 성인이 되면 바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한다고 한다. 노인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부모자녀 간 경제적으로 분명한 한계의 선이 있어야 하고 의료비 마련 등 노인 스스로 미리 노후 준비를 하여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더 이상 ‘가족’이라는 이유로 학대 피해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해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도 주변 이웃의 따뜻한 관심만이 학대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노인들을 구할 수 있다.

경찰에서는 오는 15일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노인학대가 범죄’임을 널리 알리고 적극적인 신고나 제보를 유도해 사각지대에 있는 학대피해 노인들을 발굴·보호하기 위해 6월 한 달간 노인학대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한다. 이번 신고기간 운영을 통해 노인학대에 대한 전 국민적 인식변화와 적극적인 관심을 기대해본다. 잊지 말자, 노인학대를 근절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 모두의 관심란 것을….

허명수 대전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