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초촌면에 자리하고 있는 송국리 유적은 남한지역 최대의 청동기 시대 취락 유적으로 대단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사적 제249호인 송국리 유적은 지난해까지 모두 20회의 발굴 조사를 통해 옹관묘, 석관묘를 비롯해 주거지, 수혈유구, 구상유구, 목주혈 등등 수백 기의 청동기 유물이 확인된 역사의 열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지 않았다.

송국리 유적지를 세계문화유적으로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 돼 적합성과 단계별 추진전략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다. 보고를 통해 송국리 유적은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 유적으로 선사시대의 마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소개됐다. 특히 송국리 청동기 문화는 한반도 남부는 물론 일본까지 영향을 끼쳐 야요이 시대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소개됐다.

이날 보고를 담당한 학계 관계자들은 송국리 유적지가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며 한편으로는 등재를 위해 유적지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세계유산 등재라는 목표의식을 가지고 정비복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인사대천명이란 말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놓고 절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송국리 유적지 일대는 기원전 800년부터 300년 사이의 도작농경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복합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세계문화유산으로의 가치를 지닌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전제 조건이 ‘진실성’과 ‘완전성’이란 점을 고려할 때 등재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충분히 입증할만한 진실성을 갖고 있고 보존 상태도 비교적 양호하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송국리 유적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세계유산 등재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많은 유산을 등재시켰다는 점, 문화유산을 등재한 이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는 점 등은 의외의 변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니 면밀히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이 보고를 통해 밝혔듯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단계별로 등재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매뉴얼로 작성해 알뜰하게 살펴야 한다.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나서 보다 적극적으로 보존과 복원 대책을 마련하고 지자체를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한다. 백제의 땅 충남에 또 다른 세계유산이 등재된다는 사실은 생각만으로도 흐뭇하다. 민과 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연대해 송국리 유적을 기필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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