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공정 첨단 산업자동화 전문기업

사회생활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다른 사람이 자기 같지 않고 각기 다르기 때문인 것이 하나의 이유고 공동 목표를 위해 자신의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하는 게 또 하나의 이유다. 이 외에도 다양하고 참신(?)한 이유가 많겠지만 중요한 것은 상호 간 이해와 양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모두가 ‘같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기업을 이끄는 데 가장 큰 가치를 사람에 두는 이가 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고 강조하는 김명진(40) ㈜휴비스 대표, 사람냄새 가득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일의 시작 역시 사람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IT계열 벤처기업에서 근무했다. 좋았던 점은 그가 그곳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오징어잡이 배에 비유되는 우리 사회 IT계열 벤처기업이 갖는 ‘밥 먹듯’ 하는 야근과 기약 없는 월급 등의 고질적인 어려움을 10년 가까이 참고 버틸 수 있었을 만큼 말이다. 그랬던 그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그 좋은 사람들 때문이다.

“결국 참지 못하고 떠나간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업을 할 당시 이것만은 꼭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점은 ‘오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입니다. 참고 참다가 퇴사 또는 이직을 하는 걸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죠. 중소기업에서 사람의 빈자리가 생기면 그 공백이 너무나도 크다는 걸 크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개인 생활과 회사 생활이 적절히 융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시스템을 만들었다. 4년마다 돌아오는 한 달간의 포상휴가가 그 첫 번째다. 또 대기업과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복지카드도 만들었다. 그리고 해외출장 시 업무일정 외 별도로 개인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루 정도의 시간과 경비를 제공한다. 보통의 중소기업이 하는 교육비 지원 등은 당연하게 포함된다.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많은 복지시스템을 운용하고 있긴 하지만 퇴사율이 제로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중소기업들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인 10% 미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의 신념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대표, 전무, 부장, 과장, 팀장 등의 직위체계는 있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점을 들 수 있다. 회사 사무실이라면 전통적으로 해오던 팀장이 위에 있고 지위에 따라 내려앉은 자리배치가 아닌 같이 앉아 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강압적인 업무 지시가 아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신의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본인 스스로 일정을 조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서로 소통하는 데 걸림돌이 없도록 자리배치에 신경 썼습니다. 파티션을 낮게 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그리고 수십 종류의 과자와 음료들을 비치한 매점에 가까운 탕비실도 그의 자랑꺼리 중 하나다. 보통과 다른 회의문화도 마찬가지다.

“매주 월요일 대표를 제외한 전 직원이 회의를 합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영업적인 회의가 아닌 근무환경에 대한 회의라는 게 다른 점이죠. 직원들 스스로 안건을 상정하고 토의를 거쳐 결정합니다.”

 

#. 지금이 고비 하지만 위기는 기회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긍정적이라고 표현했다. ‘무조건 된다’는 그의 매우 긍정적인 태도에 가끔은 직원들이 피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그의 긍정적 에너지는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꾸준하게 기술을 쌓으면서 가고 있는 지금의 모습 역시 만족하고 있어요. 매년 인력들이 성장하고 있고 보유 기술들이 늘어나다 보니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르고 없던 시절도 잘 버텼다는 김 대표. 경험과 기술이 쌓이고 그것이 실력이 돼 가는 지금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또 그 폭을 넓히기 위해 조화로움을 추구한다.

“현재 20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원 대부분은 30대 초반의 친구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족한 건 경험이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30년 이상 이 분야에서 근무한 분들을 모셔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습니다.”

경력자의 노하우와 젊은 열정, 긍정적 에너지가 만나 순항을 하고 있던 그에게 암초가 드리워졌다. 최근의 경기상황이다. “아이템적인 측면에서 국내 선두기업이었기에 고정적인 고객이 있었습니다. 확실한 시장을 갖고 있던 덕에 다른 기업들보다는 편하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시장의 위기가 찾아오면서 하나의 시장이 아닌 여러 시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선 확실한 해결책이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시장을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 분야에 국한돼 일을 진행했더라면 지금 침체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때의 준비가 지금 다른 산업분야에 접근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거 같습니다. 지금의 고비를 넘는다면 회사가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 함께하는 미래, 결국 사람

김 대표는 히든챔피언을 꿈꾼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수출 분야에 힘을 더 싣기 위해 아이템을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밑거름에는 역시나 사람이 있다.

“직원들은 회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회사가 먼저 직원들에게 투자해야 하죠. 모든 일은 사람이 합니다. 직원들이 알아서 열심히 하면 회사가 성장하는 게 당연한 일이죠.”

김 대표의 미래 그림에는 직원들과 서로 어울려 웃고 있는 모습이 가득하다.

“많은 기업 대표들이 하는 생각 중 하나가 직원들과 함께 서로 어울려 노는 모습입니다. 뜰이 있는 회사에서 삼겹살을 구워가며 즐기는 가든파티 같은 그런 모습 말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작지만 강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기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즐겁게 생활하자는 생각을 지닌 김 대표와 휴비스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글=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휴비스(www.hubis.co.kr)는

제조공정의 첨단 산업자동화 전문기업으로 2009년 설립됐다. 특허등록 11건, 해외특허출원 2건, 상표등록 2건, 프로그램 등록 5건, 첨단기술 확인 2건, 기술이전 계약 2건 등의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으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 인증),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지식재산권(IP) 스타기업,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등의 인증을 받았다. 주 생산품은 용접모니터링기기, 레이저용접시스템, 레이저마킹시스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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