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의 가동이 18일 24시(19일 0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됐다. 사진은 고리 1호기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제공=연합뉴스

우리나라 첫 원자력 발전소로 지난 40년간 전력을 생산해 온 고리원자력발전소가 18일 자정을 기해 영구정지됐다. 이로써 1977년 6월 19일 첫 가동을 한 고리 1호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7일 오후 6시 고리 1호기로 들어오는 전기를 차단한 데 이어 약 38분 뒤 원자로의 불을 껐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세워진 고리 1호기는 2007년에 설계수명 30년이 만료됐으나 10년간 수명 연장이 결정돼 최근까지 전력을 생산해 왔다. 고리 1호기의 총 공사비는 3억 달러(약 3400억 원)로 1970년 당시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였다.

폐쇄가 결정된 건 2015년 6월이다. 당시 국가 에너지위원회는 경제성·방사능폐기물 수용성·해체산업 육성 등을 고려해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를 한수원에 권고했고 한수원은 2차 계속운전 신청을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이후 지난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수원이 제출한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 신청을 의결하면서 폐쇄가 결정됐다.

고리 1호기는 멈췄지만 해체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후핵연료와 방사능폐기물 처리, 원자로 격납고 철거 등 해체하기까지 15~2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1호 원전’ 고리 1호기 폐쇄는 우리나라 원전 정책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줄곧 에너지전략과 관련해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수명이 다한 원전 즉각 폐쇄,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 및 월성 1호기 폐쇄 등을 공약했다. 원자력 의존도를 낮춰 나가겠다는 거다.

이경자 핵재처리실험저지30㎞연대 집행위원장은 “고리 1호기는 노후 원전이며 수명연장으로 10년 가까이 운영된 원전으로 폐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 정부가 탈핵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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