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과 '공존공생' 실천으로 웰빙 홈패션 선도

예다움 이불 - 천연 웰빙 소재인 광목을 주 재료로 사용, 심플하고 단아한 디자인의 수작업 제품으로 전통의 미를 느낄수 있는 디자인.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인 상생. 기업가가 이를 실천하는 것은 노력과 더불어 열린 생각을 필요로 한다. 여기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의사를 적극 반응해주는 배려’가 더 나은 화합과 발전을 이룬다고 믿는 CEO가 있다. 라현찬 광목이야기 대표다. 그는 소수이자 상대적 약자인 대리점주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공존공생(함께 존재하고 함께 살아가는)’이란 단어를 가슴에 품고 달린다. 라 대표의 상생의 기치는, 비단 그뿐만 아니라 ‘갑의 횡포’를 극복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에도 전하는 바가 적잖아 보인다.

◆ 가업을 잇다

라 대표는 유년시절 방직공작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공장 운영을 위해 매일 힘겹게 일하는 부모의 모습은 그에게 가슴 아림으로 남은 기억의 편린이다. 그는 “아버지 고향이 개성이셨는데 6.25때 국군참전용사로 참여하시고 이후 내려오셔서 지난 1956년부터 자운대 부근서 방직공장을 운영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일을 도맡으시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팠어요. 나는 절대 이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어린 마음에 다짐을 했었습니다.”

그 다짐처럼 라 대표는 20여 년간 다른 분야에서 일을 했다. 대기업에서 편의점 프랜차이즈 분야의 개발본부장을 맡기도 하는 등 그 분야에서 발전을 이뤄나갔다. 그런데 라 대표에게는 오래전부터 가슴 한구석 몸속에서 꿈틀대는 ‘무엇’이 있었다. 가업이었다. 언제부턴가 ‘절대 하지 말아야 일’이라 치부했던 그 일은 ‘해보고 싶은 일’이 됐다. 한참의 고민 끝에 라 대표는 자신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한 일, 가업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고민도 적잖았습니다. 자발적 퇴사였기에 더 그랬었죠. 지난 1991년 합류한 이후 누님 등께 노하우를 배웠습니다. 당시 누님한테 물건을 받아서 점포에 꾸려주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물론 가족끼리 하니깐 서로 돕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다만 단점은 아무래도 누님과 일을 하기에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후 라 대표는 자립 노력을 통해 기업의 자체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지난 2011년 광목 침구, 커튼 등을 제작하는 광목이야기를 설립한 이후 다른 기업이 쉽게 시도하지 못한 길을 갔다. 라 대표는 “우리는 틈새시장을 노렸습니다. 일반적인 침구류시장은 원단을 인쇄를 프린팅해서 만드는 게 일반적인 시장이지만 우리는 100% 면을 사용하면서 핸드메이드로 만들었습니다. 일종의 공방 개념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며 특별한 비결에 대해 언급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광목이야기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과거 회사에서 ‘프렌차이즈’ 관련 일을 했던 경험은 바탕이 됐습니다. 도소매를 새로운 디자인과 경영시스템에 접목시켜 프랜차이즈화시키려 노력했죠. 지난 2012년 7000만 원이었던 광목이야기 매출이 이듬해 15억, 지난 2014년엔 24억 원을 올렸습니다. 시스템도 재정비해 대리점이 늘어났습니다.”

비결은 분명했다. ‘광목이야기’만으로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당시 큰 회사들이 있었고 매출액도 높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발전을 이뤄나갔습니다. 큰 회사들은 대체로 해외에 외주를 둬 OEM 라벨만 달지만, 우리는 자체적으로, 원스톱 체제를 갖춰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완성품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말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 기업의 밑바탕, 점주들과의 공존공생, 직원과 상생협력이 무엇보다 중요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 대리점주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업주의 잘못된 행태에도 말 못 하고 소위 속만 끙끙 앓는 을의 현실이 사회 곳곳에서 목격된다. 그런 세태에서 라 대표는 대리점주와 직원에 관한 상생의 자세는 유난히 돋보인다. 그 이면에는 오랜기간 프랜차이즈업계에 있었던 라 대표의 경험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듯 보였다. “저도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했지만 항상 프랜차이즈 관리 쪽은 소수의 의견을 갑의 입장에서 묵살하는 경우가 잦아 항상 불만이 있었습니다. 불만이 있어도 속만 끙끙 앓고 있는 경우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라 대표는 광목이야기 만의 상생시스템을 만들고, 또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특히 저희 같은 중소기업은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면 안 되고 무시하지도 못합니다. 점주 한 분 한 분이 매출과 직접적 영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상생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만들고 있습니다. 점주님들 모시는 자리를 갖기고 하고, 또 점포를 찾아가기도 해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리점과 얽힌 재밌는 일화는 광목이야기와 대리점주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라 대표는 당시의 이야기를 꺼낸다.“과거 회사 야유회로 천리포, 만리포를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어느 한 분이 근처에 우연히 들렀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저혈당이라 밥을 안 먹으면 쓰러질 상황’이라고 해 옆으로 모시고 와 밥을 드렸습니다. 이 일이 인연이 돼 그분께 며칠 뒤 연락이 왔고 지금은 대리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굉장히 열정을 갖고 계신 분이라 매출도 많고 대리점을 2개씩이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때 밥을 안 드렸으면 쓰러지셨을지 모릅니다(웃음).”

그는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점주와의 공존공생, 직원과 상생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손꼽았다. “회사는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모든 직원과 대리점주가 협력해 나가는 공동체적인 시스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점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와 직원과의 화합이 모든 우리의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활력소라 생각하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 위기를 기회로

물론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라 대표는 전반적인 내수경기 침체와 소비의식의 변화로 인해 매출이 떨어졌을 때를 특히 어려웠던 순간으로 기억했다. 위기를 새로운 디자인과 가격정책 등 적극적 대응으로 슬기롭게 극복했다는 것이 라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대리점 및 공장을 성장시키면서 남다른 성장률을 보일 때’를 경영과정에서 손꼽는 특별한 기억으로 떠올리며 대리점주, 직원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달리고 있다. 그래서일까. 라 대표와 광목이야기에게 대전시 유망중소기업 선정은 그 의미는 남달라 보인다. 라 대표는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매진하라는 의미로 알고 대전시의 기업과제인 고용창출과 수출에 더욱더 힘쓰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힌다.

라 대표의 비전은 명확하다. “광목이야기는 가공하지 않은 순수의 면(원단)을 갖고 세계적으로 기업을 키워가자는 의미로 수출과 내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겁니다.”

라 대표가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조언은 자신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저도 대기업에 20여 년을 근무했지만 대기업이 항상 본인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능력과 안정을 겸비한 수많은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미래를 투자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인터뷰 말미, 라 대표는 한 중소기업 대표로 지자체에 바라는 점을 말했다.

“현재도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지원책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위주의 지원책이 더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력과 자금, 교육이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게는 더욱더 절실히 다가옵니다.”

중소기업이 강한 사회,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로 가는 길이 그의 말끝에 묻어났다.

글=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광목이야기(http://www.gwangmok.co.kr/)는

브랜드 가치와 고객만족에 방점을 둔 광목이야기는 20여 년 전부터 친환경 웰빙소재인 광목을 바탕으로 100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자체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다. 시대적 요구에 맞춰 소비자의 삶 스타일을 중심으로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 지난 2013년부터 대리점 사업을 시작으로 전국 사업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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