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과학 잇는 '징검다리'

▲ 대전 느리울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과학실에서 국방과학연구소 하수형 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양배추시약을 이용한 산성·염기성 실험을 하기 위해 종이 꽃을 만들고 있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제공

 

잘라진 붉은 양배추가 물에 잠긴 채로 비커에 담겨 있다. 한 학생은 강사의 도움을 받아 알코올램프에 불을 붙여 양배추 안의 안토사이아닌 색소를 추출, 지시약 용액 만들기 과정을 체험한다. 대전 느리울초등학교 과학실에서 펼쳐진 이 모습은 대전시교육청의 좋은인재기르기협력단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KWSE)가 운영하는 ‘여성과학기술인 과학탐구교실’이다.

대전시 후원으로 지난 2004년 첫발을 내디딘 여성과학기술인 과학탐구교실은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를 높여 과학 대중화에 기여하고 과학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원인 여성과학자들이 과학교육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의 강연 운영을 통해 참여 학생들에게 과학자 및 과학기술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하고 학교 교육에서 다루기 어려운 직업과 연계한 교육으로 학생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과학적 잠재능력을 꽃피우겠다는 포석이다.

이날 강연엔 국방과학연구소 하수형 박사가 자리했다. 학생들은 하 박사의 지도 아래 거름종이를 접거나 가위로 오려 자신만의 꽃을 만들었다. 이후 샬레에 담긴 식초와 비눗물, 소금물, 묽은 염산 용액을 꽃에 묻힌 뒤 양배추 지시약과 페놀프탈레인 용액이 담긴 샬레에 다시 묻히곤 색의 변화를 관찰했다. 이는 붉은 양배추에 들어있는 안토사이아닌 색소가 산성을 만나면 붉은색으로, 염기성을 만나면 푸른색이나 노란색으로 변화하는 실험을 통해 알게 하기 위함이다.

여성과학기술인회는 청소년에게 첨단 과학기술을 소개함으로써 과학기술 마인드 확산과 다양한 과학 분야에 접근 기회를 제공, 과학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 미래 융합과학 인재 양성의 기반을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화학·물리·생명공학·에너지·정보통신·원자력·기후환경·항공우주·천문 분야 등을 포함하는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소개를 통한 과학의 흥미 유발, 실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현상들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에 대해 쉽고 재미있는 1교 1과학자 강연을 실시한다.

나아가 과학적 호기심과 능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과학에 관심이 높은 학생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특정분야 집중강연을 펼치기도 한다. 해당 분야의 심도 있는 강연을 통해 과학 콘텐츠의 전문성을 강화시키겠다는 포석이다. 더불어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및 대학교 탐방은 학생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가능한 학습’의 범위를 확장하고 학습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해당 기관 견학 및 여성과학기술인의 현장 과학강연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연구단지를 방문, 과학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장래에 과학자가 되면 어떤 곳에서 일하는지 직접 경험하며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 기회 제공의 일환이다.

4월부터 11월까지 이러한 프로그램을 모두 마치면 12월엔 과학탐구교실 우수 소감문 시상식을 개최한다. 학생들의 과학탐구교실 참여를 독려하고 강연에서 배운 점 및 느낀 점에 관한 소감문 쓰기를 통해 과학기술에 대한 생각을 쌓는 기회로 삼도록 한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관계자는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초·중·고교를 방문, 과학강연을 통해 관내 청소년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며 “여성과학기술인의 성공적인 역할모델 제시로 성 고정관념 탈피에 노력하고 과학 전문분야에 대한 강연, 현장 방문을 통한 과학 대중화 유도 과학나눔 활동을 통한 과학문화격차 해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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