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래 없는 가뭄으로 아예 모내기를 포기하는 등 농부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다른 한편에서는 때 이른 폭염으로 더위에 지친 에너지 소외계층들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미 장마가 시작되었어야 할 시기인데도 기다리는 비는 내리지 않고 따가운 햇볕만이 내리쬐니 타들어가는 농심과 함께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지방자치단체는 폭염에 취약한 쪽방노숙인,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안전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대전시와 동구청은 관계기관과 함께 때 이른 폭염으로 위험에 노출된 쪽방노숙인,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혹서기 안전관리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금강일보 기사에 따르면 대전 동구와 중구는 여름철 폭염으로 발생할 수 있는 노숙인·쪽방 거주민 등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고 했다. 동구는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전노숙인종합지원센터와 함께 아웃리치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폭염 취약지역에 대한 현장순찰을 실시할 방침이며, 이와 함께 노숙인 시설 6곳, 쪽방시설 1곳 총 7곳 시설을 대상으로 노숙인 쪽방주민 보호실태 점검을 실시, 응급보호시설 운영과 폭염대비 노숙인·쪽방주민들의 위생·건강관리 안전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는 것이다.

또한 구 통합사례관리사가 쪽방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건강 취약자를 대상으로 수시 방문, 전화 상담을 실시해 건강상태를 살필 계획이며 쪽방상담소와 연계해 혹서기 주민에게 필요한 냉방용품의 보유 여부를 점검하고 필요 시 후원물품을 연계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아울러 희망진료센터와 함께 매주 2회 정기진료 실시하고 영양제를 제공하는 등 의료지원을 강화하고 폭염 대피 공간 마련을 위해 노숙인종합지원센터, 쪽방상담소 등 5곳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해 8월 말까지 운영한다는 것이다.

중구는 안전총괄과장을 팀장으로 상황관리반과 건강관리지원반 등 3개반 9명으로 T/F팀을 구성하고 각 부서 간 업무를 분담해 폭염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폭염 시 안전 확인이 상시 필요한 취약계층 독거노인 1480여 명을 대상으로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수행기관인 대전시 노인복지관 소속 생활관리사와 서비스관리자 등 60여 명을 활용해 매일 안부전화를 실시하고 주 1회 이상 방문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또 출입감지기와 응급호출기 등 돌보미시스템을 활용해 323세대의 독거노인에 대한 응급안전서비스를 실시하고 방문건강관리사업 전문인력과 간호사 등 재난도우미를 활용해 집중관리 주민에 대한 방문건강관리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벧엘의집에서도 쪽방노숙인을 위한 혹서기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울안공동체는 무더위 쉼터 운영을 준비하고 있으며, 쪽방상담소는 매일 일꾼들이 돌아가면서 쪽방노숙인들에게 안부전화 및 방문을 통해 사례관리를 하고 선풍기, 쿨 매트, 쿨 토시, 얼음물 등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물품들을 후원받아 나눠주고 있다. 또한 희망진료센터는 더위에 지친 쪽방노숙인들에게 영양제를 보급하고 열사병 예방 등 보건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근본적인 대책은 안 되겠지만 그래도 폭염을 견뎌내는 데는 현재로선 어쩔 수 없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불볕더위가 쪽방노숙인, 거리노숙인, 독거노인만 견디기 힘들겠는가? 대한민국 전체가 불볕더위에 밤잠을 설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유독 쪽방노숙인 등을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그들의 환경 더위를 견뎌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창문도 제대로 없는 쪽방은 한마디로 한증막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그런 환경을 단번에 개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더위가 물러갈 때까지 최선의 방법으로 버티는 것이다. 늘 그렇듯이 어떻게든 불볕더위를 잘 견뎌 무사히 지나가길 기도할 따름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매년 반복되는 폭염이나 혹한을 그저 견뎌내는 수준이 아닌 함께 연대하여 주민들 스스로 폭염을 이겨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보았으면 좋겠다. 우선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함께 모여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찾아보고,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는 비상연락망을 조직하여 서로 안부를 확인하는 등 쪽방지역 전체를 하나의 지역사회 공동체로 만들면 어떨까? 그렇게 해서 이번 폭염은 개인이 아닌 함께 더불어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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