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1년 정도 남겨놓은 충청권 지방의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일탈행동이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의 애가 타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의회 농업 소관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국외연수에 나서는가 하면 대전과 충북의 광역의원 최근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는 등 철모르는 행동들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충남도의회 농업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은 지난 19일 네덜란드 등 유럽 5개국으로 8박 10일 일정의 국외연수를 떠났다. 도의회 측은 “선진국의 농업·경제·환경 관련시설 등을 도정에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인해 한 차례 연기됐고 이미 두 달 전에 잡힌 일정이라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이를 보는 도민들의 시선을 따갑기만 하다.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가는 시점에, 그것도 농업 소관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팔자 좋게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이 어떤 이유를 대든 좋게 보일 리 만무하다.

대전시의회도 지난달 15~24일 선진도시 문화·관광·환경·도시재생사례 체험을 목적으로 3개 상임위 9명의 의원이 대거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국외연수를 떠났다가 관광성 외유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5·9 장미대선 직후 떠난 연수여서 일각에선 “선거운동 열심히 했다고 보내주는 포상 휴가냐”는 비꼼을 받기도 했다.

지방의원들의 일탈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0일에는 모 대전시의원이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31%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망신을 샀다. 지난 20일엔 충북도의회 의원 한 명이 역시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46%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지방의원들의 도덕성 시비는 비단 어제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지만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더구나 지방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철모르는 일탈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내년 선거에 출마를 포기한 의원들이 아니면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나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지방의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고 일탈행동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이들을 뽑은 주민들의 책임이 크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함량미달의 철부지 후보들을 제대로 가려냈어야 하는데 이를 간과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선거에서는 후보의 자질검증에 보다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임기 중에 도덕성 시비를 불러온 의원들에 대해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철퇴를 가하는 유권자의 무서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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