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17.6%로 갑상선암(23.6%) 다음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이 중 폐경 전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47.9%로 서구에 비해 월등히 높다. 40대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가장 높고 40세 이하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도 약 15%를 차지한다. 또 0기 또는 1기에 해당하는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2000년엔 32.6%에 지나지 않았지만 2014년엔 55.7%로까지 증가했다. 조기 유방암 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인데 유방검진의 활성화가 주된 요인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조기 유방암 비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유방암 발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여전히 높은 병기의 환자는 나쁜 예후를 보인다. 유방암 검진 활성화 및 적극적인 자가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유방암에 대해 유지만 대전선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에스트로겐 노출 증가는 가족력이 주요 원인

유방암 발병 증가 원인을 확실히 규명하긴 어렵지만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의 저하, 수유 감소,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총 기간 증가 등이 요인으로 생각된다. 그 외 유방 검진의 활성화와 조기 검진을 통한 유방암 발견 빈도가 높아진 점도 요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침윤성 유방암이 지난 10년간 약 2배 이상(여성인구 10만 명 당 33.2명에서 68.2명) 증가한 데 반해 예후가 좋은 상피내암(0기)의 경우 여성인구 10만 명 당 발생률이 2002년 2.2명에서 2013년 11.6명으로 증가한 것을 보면 조기 진단을 위한 유방암 검진 활성화는 더욱 지향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가족력 역시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 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약 10.8%다.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다면 유방암과 관련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전해졌을 확률이 높다. 또 가족은 생활습관 및 환경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서 이 역시 유방암 발병 위험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

◆유방 검진은 유방 초음파까지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 검진은 유방암 조기 진단과 사망률 감소를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유방암학회는 연령별 조기검진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30세 이후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시작하고 35세 이후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검진을 시작하며 40세 이후 1~2년 간격의 임상진찰과 유방 촬영 검사 시작을 권하고 있다. 즉 증상이 있거나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는 고위험군에 속하지 않더라도 35세 이후부턴 병변을 찾아 유방 진찰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유방검진은 미세석회와 병변, 비대칭 병변, 유방 또는 겨드랑이 부위 결절 등의 유무를 발견하기 위한 유방 촬영술로 시작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유방에 지방 조직이 적고 치밀한 유선 및 섬유조직으로 이뤄진 고밀도 또는 치밀 유방을 가진 경우가 많아 미세 석회에 대한 평가 이외의 경우 유방 촬영술만으론 검사가 불충분할 수 있다. 치밀한 유선 조직이 유방에 생긴 작은 혹을 가려 조기에 유방암 진단을 어렵게 해서다.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함께 할 경우 유방 병변이 물혹(낭종)인지 양성 혹은 악성 종양인지 구분하는데 유용하다.

◆유방암 예방 위해선 월 1회 자가진단, 운동…재발 위한 정기검진도 필요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론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줄어드는 젊은 나이의 임신 및 출산, 모유 수유 등이 있다. 반면 폐경 후 여성의 비만은 특히 에스트로겐 주요 공급원인 지방조직 증가로 유방암의 상대위험도를 1.1~2.0배 증가시킨다. 예를 들어 폐경 후 여성의 체질량지수(BMI)가 5kg/㎡ 늘면 유방암 발생위험도는 8~19% 증가한다.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은 유방암, 특히 폐경 후 유방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많은 보고가 있다. 적절한 운동량에 대한 논의는 아직 있지만 일주일에 5회 이상 45분~1시간 운동을 하면 유방암의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많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유방 자가 검진, 정기진찰, 영상 검사 등 세 가지가 중요하다. 월경이 끝나고 5~7일 뒤 거울로 양쪽 유방을 비교해 보고 피부 색깔의 변화나 유두, 피부의 함몰 등을 살펴야 한다. 한 달 전에 비해 유방에서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유방암은 치료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재발률은 최대 약 20%에 달한다. 재발은 대부분 5년 이내 발생하지만 10년 후에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5년 후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매년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유방암은 가족력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으므로 직계가족 및 형제·자매 중에서 유방암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 정기검진과 함께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