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외유성 해외연수 제도개선 필요”
시민, “민심위배…시 위상에 맞는 의원선출”

▲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 20일 세종시 전동면 조천천에 물고기 떼가 죽안 채 썩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속보>=지난 21일자 언론매체 1면 상단에 게재된 한 컷의 사진이 국민들의 시선을 모았다.

바짝 마른 세종시 전동면 조천천(川)에 수천의 물고기 떼가 말라죽은 채 하천을 덮었다. 극심한 가뭄피해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안타까운 장면이다.

다음날인 22일. 세종시의회 예산결산특위 의원들이 회기 중에도 불구하고 가뭄현장을 찾아 활동했다는 모습, 사진 한 컷도 시선을 끌었다.

가뭄과 관련한 두 컷의 사진이 오버랩 되면서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세종시의회의 외유성 해외연수와 관련한 본보 보도 이후 시민들의 공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종참여연대가 쓴 소리를 냈다.<본보 20, 21일 12면 보도>

◆ 참여연대, 해외연수 제도적 개선 필요

지난 21일 오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공동대표 가명현·최권규, 이하 세종참여연대)는 시의회 연수와 관련해 적절치 않다며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세종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외유성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해외연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시의회 해외연수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외유성 의혹이 자질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고, 최악의 가뭄으로 농심이 애타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 시의회는 이번 해외연수를 재고할 것”을 강조했다.

다만 각 상임위원회 소관업무에 맞게 선진국의 정책 및 운영상황 등을 견학, 벤치마킹해 의정활동에 반영하고자 하는 해외연수의 취지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폈다.

참여연대는 “이번 행정복지위의 고공박물관과 역사박물관 방문 등은 연수 취지와 연관성이 없는 외유성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건설위의 인도 방문은 IT 산업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인도 IT기관 및 기업에 대한 방문은 최소 일정으로 포함되고, 힌두사원과 타지마할, 전통시장 방문 등이 계획돼 있다는 점에서 외유성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이와 함께 외유성 논란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으로 ‘세종특별자치시 의원 공무국외활동에 의한 조례’를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 시민들, 내년 선거서 제대로 뽑자 여론 확산

세종시포털 커뮤니티인 ‘세종시 닷컴’에 시민들의 반응이 잘 나타내고 있다. 공분의 목소리가 ‘물갈이’론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십 개의 댓글 모두 “민심을 잘 헤아리고,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 시 위상에 걸맞은 의원을 선출하자”는 내용들이다. 내년 선거를 겨냥한 시민들의 권리가 분출되고 있다.

시의회는 “사전에 준비된 해외연수라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준비된 계획은 그렇다 손치더라도 방문목적이나 취지 등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애써 외면하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의정활동 3년여 동안 어느 새 갑(甲)으로 변질된 일부 의원들의 행태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번 해외연수는 세종시가 변화되고 있다는 현실조차 의식치 못한 사고(思考)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시민들의 질타다.

조천천에서 떼로 말라죽은 물고기의 사진 한 컷과 여론에 떠밀려 가뭄현장을 찾은 시의회의 활동사진 한 컷. 담고 있는 메시지를 시민들이 모를 턱이 없다.

시민들은 “얼마 남지 않은 임기동안 만이라도 실망시키지 않는 의회의 참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이다.

참여연대 김수현 사무처장은 “외유성 논란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의원 ‘공무국외활동에 의한 조례’를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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